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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은 故人에도 축복…'생명 나눔' 고귀함 계속 알릴 것"

장기기증자 유가족서 생명나눔 전도사 된 공희연 씨

부친 뇌사 판정 후 고민 끝 결정

"아버지 '좋은 일 한다' 칭찬할 것"

일반인 기증 오해 풀 교육기회 넓혀

이식 대기자 적체문제 함께 풀어야

공희연 씨




“장기 기증을 통한 생명 나눔이 기증자나 유가족에게도 축복임을 계속 알리고 싶어요. 살아생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을 칭송했던 선친도 좋은 일 했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지난해 2월 갑작스럽게 부친을 떠나보낸 프리랜서 아나운서 공희연(31·사진) 씨의 또 다른 직업은 ‘생명 나눔 전도사’다. 몸소 깨달은 장기 기증의 소중함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강사를 맡고 있다. 24일 공 씨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장기 기증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줘 생명 나눔이 더 많이 이뤄지도록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 씨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일반인을 위해 무료로 여는 장기 기증에 관한 교육 강사로 지난해 11월부터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종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K리그 요청으로 30여 명의 대학생, 취업 준비생들에게 강연했다. 그는 “주로 장기 기증의 필요성과 절차·조건 등을 설명해준다”며 “기증 서약서가 있더라도 이는 기증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일 뿐 유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점 등 세부 사항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장기 적출 수술 후 시신 운구 과정의 예우 소홀 등이 지적된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이제는 장기조직기증원이나 병원의 기증 전담 인력이 검사부터 장례까지 전 과정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 기증 강사를 맡아 오해를 푸는 데 전력하는 것은 그도 장기 기증자 유가족이기 때문이다. 당시 60대 중반의 부친은 낙상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대학 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와 공 씨 세 자매는 황망한 마음을 추스르며 자신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판단을 내리겠냐며 던진 질문에 의사는 “편히 보내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장기 기증을 제안했다. 천주교 신자인 고인이 지난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헌안(獻眼)을 통해 2명에게 빛을 선물한 것을 두고 자신도 좋을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을 비친 것을 떠올린 공 씨는 가족과 오랜 고민 끝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고인의 신장은 20대 때부터 치료받은 40대 투석 환자에게 기증됐다.



그는 “수술 후 아버지의 모습은 평안해 보였다”며 “장기 기증이 고인에게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확신했고 지금도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이식 대기자는 적체되는데 기증 장기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 이식 대기자 4만 3,000여 명 중 약 13%만이 수혜를 입었다. 그는 “기증 서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선의가 있다면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기증 의사를 피력하는 게 만약의 경우 유가족이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스페인처럼 별도 거부 의사가 없으면 장기 기증의 암묵적 동의로 보는 사회적 합의나 제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7년 교통 방송 리포터로 방송계에 뛰어든 후 강북구청·교보생명 사내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시간을 쪼개 생명 나눔 강사 일을 계속할 계획이다. 그는 “장기 기증이 활성화되면 자신이나 가족이 겪을 수 있는 어렵고 절박한 상황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코로나19까지 겹쳐 장기 기증이 주춤해졌는데 장기 기증을 더 많이 알리는 기회가 생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희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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