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29일 오후 8시 50분 기준 710명을 넘어섰다. 서울 마포구 홍대 주점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7월1일부터 시행 예정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계획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대본 “ 홍대 라밤바·젠바·도깨비클럽·FF클럽·어썸·서울펍·코너펍·마콘도bar ” 방문자 검사요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 재난 문자를 통해 서울 마포구 홍대 주점과 관련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16~27일 사이 해당 시설 방문자에 대해 검사를 요청했다. 중대본이 지목한 주요 업소는 마포구 홍대 라밤바·젠바·도깨비클럽·FF클럽·어썸·서울펍·코너펍·마콘도bar 등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성남 어학원 등 경기지역의 원어민 강사 6명이 지난 19일 서울 홍대 근처의 한 음식점을 방문한 후 부천 어학원, 고양 어학원, 의정부 학원 등을 중심으로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검사 수가 줄어드는 주말 효과가 걷히는 수요일(30일)께가 되면 확진자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50분 기준 확진자는 이미 710명을 넘어섰다. 전일 같은 시간 233명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추이로는 집계가 마감되는 30일 0시 기준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800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올해 1월 7일 3차 대유행 시기 기록한 869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1일부터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전문가 “방역 완화 이르다” 우려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면서 전문가들은 7월 1일로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국은 1일부터 수도권에서는 6인까지, 비수도권에서는 8인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도록 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시행한다. 특히 개편안은 수도권에서는 유흥시설이 영업을 재개하고 카페와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을 기존 밤 10시에서 12시로 연장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역 완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는 의견을 연이어 내놓는 상황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5인 이상 집합금지가 7인으로, 영업제한 시간이 10시에서 12시로 연장되는 개별적 조치가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되면서 7월부터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가 국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확진자의 연령층이 고연령층의 (백신) 접종으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어 같은 700명이어도 사회적 활동이 높은 인구 집단에서 확산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며 “2차 접종까지 간격이 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가 많아 현재 접종률이 확산 차단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델타변이도 확산…4차 대유행 야기 가능성도
나아가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우려할 만한 요인이다. 전일 질병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1주일 간 국내에서 인도발 ‘델타변이’ 신규 확진자 수는 73명으로 전주(35명) 대비 2배를 넘게 발생했다. 확산 속도가 빠른 델타 변이 영향이 국내에서도 커지는 상황이다. 아직 백신 접종 완료 비중이 9% 안팎에 이르는 상황에서 델타변이의 확산은 4차 대유행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정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전파 속도가 낮은 GR형 바이러스와 알파 변이 정도만이 유행했지만 델타변이가 확산하면 예상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번 유행이 커질 경우 다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해야 할 수도 있어 당국의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