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확정되면서 한일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대표적인 종목은 야구와 축구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종목은 올림픽이라 해도 관중 자체가 많지 않다. 일본 관전 문화의 특성상 경기에 영향을 줄 만큼의 응원도 드문 편이다.
하지만 야구는 일본이 국기(國技)처럼 여기는 종목이고, 2001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과 2012 런던올림픽 4위 등의 성적을 낸 축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유관중’ 방침이 유지됐다면 우리 선수들은 한일전에서 일본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이 수도권 경기에 관중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선수들은 이제 경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야구 대표팀은 2008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 재현을 노린다. 당시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이 이번에도 대표팀을 지휘한다. B조의 한국은 오는 29일 이스라엘, 31일 미국과 조별 리그를 치른 뒤 8월 1일부터 녹아웃 스테이지에 들어간다. 결승은 8월 7일 오후 7시다. 전 경기를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서 치르는 한국은 대회 내내 관중을 만날 일이 없다. 총 6개국이 참가해 ‘변형 패자부활전’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치러지는데, A조 일본과 B조 한국이 나란히 조 1위를 하면 8월 2일 오후 7시 준결승 직행이 걸린 한일전을 치른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땄고 2008 베이징 대회에서는 풀리그와 준결승에서 내리 일본을 이겼다. 이번 대표팀은 KBO리그 최다 안타 1·2위의 강백호(KT)·이정후(키움) 등 화려한 야수진을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마운드를 최대한 정비해야 일본 야구의 첫 금메달을 막을 수 있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넘어 첫 금메달을 바라보는 축구 대표팀은 이르면 8강에서 일본을 만날 수 있다. B조에서 뉴질랜드(22일), 루마니아(25일), 온두라스(28일)와 맞붙는 김학범호는 조 1위를 해야 A조 2위와의 8강 경기를 무관중 지역인 요코하마에서 치를 수 있다. 일본은 프랑스·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과 A조에 속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