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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의 덫 윤석열...아직 낯선 최재형[데이터로 본 정치민심]

■네이버데이터랩-썸트렌드

부정식품에서 후쿠시마까지…윤석열 본인 입이 지지율에 악재

대선 출마 선언한 최재형…尹 잡으려면 인지도부터 제고해야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모두 ‘입당’과 ‘출마선언’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지만 두 후보 모두 ‘정치 신인’의 신선함보다 ‘정치 초보’의 부족함이 더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깜짝 입당’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컨벤션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주 120시간 근로에 이어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 등 실언이 이어지며 ‘1일 1구설수’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최 전 원장도 지난달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데 이어 지난 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등 대선 후보로서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출마 선언 당일에도 산업구조·연금개혁·젠더갈등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준비된 답변이 없다”, “더 고민해 보겠다”라며 ‘준비 부족’을 시인하기도 했다.

설화의 덫에 빠진 윤석열…지지율 10%대로 떨어지기도


윤 전 총장의 연이은 망언이 화제다. 아직 명확한 대선 공약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언까지 더해지면서 지지율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장모의 구속이나 부인과 관련된 소문 등 ‘가족 이슈’가 문제였다면 이제는 윤 전 총장 본인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어 ‘과도한 네거티브’라고 방어하기에도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 업체 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9%로 지난달 조사에 비해 6%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은 것은 검찰총장을 사퇴하며 본격적으로 ‘정치인 윤석열’로 활동한 이후 처음이다.

/ 자료제공=썸트렌드


윤 전 총장의 실수에 ‘넷심’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썸트렌드로 지난 10일간 윤 전 총장에 대한 SNS상 반응을 분석해본 결과 윤 전 총장은 일 평균 3만 2,000건 언급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부정 감정어 비율도 7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언급량이 많으면 인지가 높은 것으로 풀이되지만 부정어 비중이 높을 경우 평판은 되레 악화될 수 있다. 썸트렌드는 SNS상 텍스트를 빅데이터화해 언급량, 연관어, 감정어 등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윤 전 총장이 ‘설화의 덫’에 빠진 것을 증명하듯 긍·부정어 분석에서 부정 감정어 ‘논란’이 1만 801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망언(4,899건), 충격적(3,337건), 경악(2,951건), 비판하다(2,862건), 황당하다(1,746건) 역시 윤 전 총장의 망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각각 2위, 3위를 기록한 부정 감정어 불량(7,923건), 불량식품(7,091건)은 ‘부정식품’발언 때문에 상위권에 기록됐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인용하며 “프리드먼은 그거(퀄리티)보다 더 아래라도 완전히 먹으면 병에 걸리고 죽는 게 아닌 이상 부정 식품이라도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소비자 선택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저소득층은 부정 식품을 먹어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윤 전 총장은 같은 날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젠더 갈등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고 답하는가 하면 저출산 해결 방안을 두고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더라”고 말해 정치권 안팎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윤 전 총장 SNS상 연관어에 ‘페미니즘’(1만 1,876건)이 오른 것이 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함께 연관어에 오른 ‘이한열’(1만1,051건)의 경우 지난달 27일 윤 전 총장이 부산 민주공원을 참배하며 1987년 6월 항쟁 당시 이한열 열사의 조형물을 보고 “부마항쟁(1979년)이냐”고 되물은 것이 회자된 결과다. 연관어 분석은 SNS상 텍스트의 언급 빈도와 중요도를 고려해 선정된다.



연관어 분석에서 윤 전 총장의 ‘후쿠시마 원전’ 발언과 관련된 키워드가 많은 것이 눈에 띈다. 방사능(1만6,809), 인터뷰(1만6,488건), 부산(1만6,319), 원전(1만1,692건), 부산일보(1만747건)가 모두 이와 관련된 연관어로 분석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한 지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방사능은 기본적으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우 지진해일로 냉각수 공급이 끊겨 원자로 노심이 녹아내린 사고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체르노빌 사고 이후 사상 두 번째로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최고 등급인 7단계를 받았다. 노심융해와 격납용기 파손으로 대량의 방사능이 유출된 것은 물론 아직까지도 대량의 방사능 침출수가 발생해 일본 정부는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순히 부적절한 표현을 넘어 사실관계가 틀린 발언이라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대선후보 데뷔한 최재형...인지도 제고가 과제


/ 자료제공=네이버데이터랩, 썸트렌드


지난 4일 최 전 원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감사원장직으로는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공격과 시장 경제 원리의 훼손을 막을 수 없었다”며 현 정부와 날을 세웠다. ‘보수 야당’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출마 선언 다음날 고향인 경남 진해를 찾은데 이어 6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것도 같은 의도로 풀이된다.

검색량으로 보면 일단 대중의 관심을 얻는데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검색량을 분석해주는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출마선언 당일 최 전 원장의 검색량은 이재명 경기지사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론 윤 전 총장도 넘어섰다. 썸트렌드로 살펴봐도 이전까지 하루 2,500건 내외이던 SNS상 언급량이 출마 당일 6,830건으로 증가한 뒤 지난 5일에는 1만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출마선언의 뒷심이 충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출마 당일 1위로 올라섰던 검색량은 다음날(5일) 바로 윤 전 총장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출마 선언 당일 검색량도 50으로 윤 전 총장이 입당일(30일)에 기록한 검색량(100)의 50%에 불과했다. SNS상 언급량도 6일까지 1만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이 일 평균 3만2,000건 내외를 유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인지도 부족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3~4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력 대선주자 호감도 조사에서 최 전 원장을 두고 ‘잘 모르겠다’며 평가를 유보한 응답이 13.8%로 집계됐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이 전 대표 등은 모두 이 비율이 3~4%대다. 다른 유력 후보들에 비해 아직 최 전 원장에 대해 호·불호를 분명히 평가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오랫동안 야권 유력 주자로 거론돼온 윤 전 총장과 달리 감사원장에서 사퇴한 지 40일째인 최 전 원장으로서는 얼굴 알리기가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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