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BOE) 수장이 영국 경기회복이 정체돼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는 오르지만 실물 경기 회복세는 둔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8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단기 경기지표를 보면 코로나19 봉쇄가 끝난 뒤 나타난 경기 회복이 다소 정체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델타 변이 확산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자가격리자 급증으로 경제활동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세 역시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물가를 밀어올린 공급망 병목현상 문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해결될 것 같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세계 반도체 판매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 공급 문제가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연초에 연 2.5%로 냈다가 최근 연 4%로 올린 것과 관련해서 “재화와 서비스 수요 불균형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소비자들이 서비스보다 재화를 많이 구매하면서 재화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 현상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고도 했다.
베일리 총재는 일손 부족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 정책이 이달 말에 끝나면 고용주들이 직원을 찾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벤 브로드벤트 영란은행 부총재는 “코로나19 중에 고용 수요가 크게 변해서 어떤 업종은 일할 사람이 부족하지만 다른 업종은 빈자리가 별로 없다”면서 “임금 상승률에도 업종별,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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