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세 번째 사장 공모를 진행하는 가운데 김헌동(사진)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공모에 재도전했다. 김 전 본부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권유를 받아 지난 공모에 지원했지만 SH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에서 탈락한 바 있다.
15일 김 전 본부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SH공사 측에 재지원 자격이 되는지 확인한 후 어제(14일) 지원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재지원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며 부정적 의사를 비친 바 있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표를 위해 사용하고 싶다는 마음에 재공모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전 본부장은 “지난 20년간 공익을 위해 시민운동을 해왔는데 SH공사 사장직도 공익을 위해 일하는 자리”라며 “제 경험과 실전 지식을 활용해 1,000만 서울 시민이 집값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마음으로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집값 안정’을 꼽았다. 그는 “공기업이 제 역할을 못해 집값이 오르고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내 집값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최근의 집값 불안의 원인을 바깥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직접 (SH공사) 안에 들어가서 원인을 찾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전 본부장을 대체할 만한 후보가 사실상 없는 만큼 이번 공모에서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여당 의원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에서 그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있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공모의 임추위 구성이 지난번과 동일하기 때문에 그가 임추위 평가를 넘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10일 시작된 SH공사 사장 공모 기간은 17일까지다. SH공사 사장 공모에는 보통 15일의 모집 기간이 부여되지만 사장직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모집 기간이 절반 수준으로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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