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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언중법도 충분”···8인 협의체서 언중법 우려 쏟아내

허성권 “좋은 언론사는 사라지고 받아쓰는 기사만 남을 것”

심석태 “현행 언중법으로도 얼마든지 무거운 손배 가능해”

여야 8인 협의체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언론중재법)을 논의하고 있다. / 권욱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언론중재법) 논의를 위해 마련한 8인 협의체에서 16일 현재 개정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터져 나왔다. 현행 언론 중재 제도가 이미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한 편이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꼭 필요한 보도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8인 협의체를 열고 전문가를 초청해 언론중재법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허성권 KBS 노동조합 위원장은 “오늘 참석한 전문 진술인 중 언론인이 저 뿐이라 언론인의 대표로서 발언했다”며 “언론중재법이 이대로 현실화되면 모든 언론사가 타격을 받고 천편일륜적인 기사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기사만 쓰는 기자는 필요 없으니 결국 언론사는 기자를 줄이게 되고 나중에는 보도자료만 쓰고 자본과 정치권력을 대변하는 언론사만 남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석태 세명대학교 교수는 “제대로 보도하려는 언론사일수록 현재 법체계 안에서도 엄청난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규제가 강화되면 탐사보도나 고발보도가 영향을 받을 것이고 상업적·선정적 보도는 오히려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행 언론중재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이 우선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허 위원장은 “언론중재 제도에 민·형사 소송까지 가능한 현행 제도에 대해 국민들이 잘 몰라서 언론을 신뢰하지 못한다”며 “현행 피해 구제 제도를 잘 알면 국민들도 이해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교수 역시 “현행 법적 제도 안에서 얼마든지 무거운 손해 배상이 가능한 시스템이고 그런 사례도 있다”며 “포털에서 뉴스 소비하는 방식을 강제하거나 법원이 손해 배상액을 정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법 체계상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우리나라 법원에서 언론의 허위보도로 인한 피해가 제대로 구제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오해’라고 반박했다. 심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외국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 것까지 광범위하게 손해 배상을 인정한다”며 “그런 사례들이 금액이 작게 인정돼 평균액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법원의 적극적으로 피해 구제에 나서는 과정에서 평균 손배 배상액이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이 “법원의 평균 인용액이 변호사 비용도 나오지 않을 만큼 떨어지고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주장한 것과 반대되는 내용이다.

한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의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언론들이 확인도 하지 않고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글을 가져다 쓰는 것은 조심하게 될 것 같다. 이런 과정이 언론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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