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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1인 승자독식을 가장한 '오징어 게임'의 물음표
/사진=넷플릭스 제공




“경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

황동혁 감독의 설명처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승자독식 체제라는 이면에 ‘왜?’라는 물음표를 던진다. 인물과 숨겨진 장치들은 시청자에 경쟁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그 위험성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한다. 그리고 그 경고는 긴장과 그로 인한 재미로 전 세계에 통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단순히 승자와 패자를 그리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참가자들은 456억을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건 게임에 참여한다. 돈을 쟁취하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은 사람들에게 자극이 얼마나 흥미를 유발하는지 몸소 알려주고 있다. 채 일주일도 되기 전에 전 세계적으로 열기가 끓어오르고 국내 넷플릭스를 넘어 미국을 포함해 홍콩, 대만,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싱가포르 등 총 14개 국가에서 넷플릭스 TV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9개 국가에서는 2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승부를 가르는 짜릿함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사실상 승자가 없는 게임이다. 단순한 1인 승자독식 게임처럼 보이는 이 게임에서 결국 웃는 사람은 주최자뿐이라는 점에서 그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기훈(이정재)은 455명의 참가자가 죽고 살아남은 최후의 1인으로 등극하지만, 456억을 쓰지 않는 가난한 모습으로 살아갔다.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이전보다 못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기훈은 게임 주최자의 재미를 위한 게임판 말에 불과했다.



게임 주최자로 드러난 일남(오영수)은 죽기 전 “돈이 너무 많으면 뭘 사고, 먹어도 결국 다 시시해져 버린다”며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진행한 이유를 밝혔다. 경쟁 끝에 살아남은 기훈은 죄책감에 여전히 가난하게 살아가지만, 일남은 호화로운 병실에서 게임을 한 이유까지 속 시원하게 밝히고 다시 느낄 수 있었던 게임의 재미를 회상하며 눈을 감았다. 대조되는 이들의 모습은 게임 참가자에 몰입한 시청자들이 ‘무엇 때문에 치열하게 목숨을 걸고 경쟁을 했나’라는 허망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작품 속에는 ‘앞만 보고 경쟁하지 말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 등장한다. 탈락자들의 침대가 치워지며 점차 드러나는 벽면의 그림들은 참가자와 시청자들 모두 앞만 보고 달려가던 경쟁에 대한 의미심장한 경고를 던진다. 1화부터 자세히 살펴보면, 참가자들이 머무는 숙소 벽면에는 진행될 게임이 이미 순서대로 그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임의 순서를 미리 알기 위해 게임 진행자들을 도와 장기 밀매를 한 참가자도 있을 만큼, 이는 작품 속 중요한 키라고 할 수 있다.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탈락하며 침대가 치워질수록 벽면의 그림은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신의 재미를 위해 게임을 꾸민 주최자의 생각과 달리 참가자들이 이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게임의 룰을 파악, 단합력을 보였다면 보다 많은 참가자가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 게임 이후에 ‘왜 경쟁했나’ 하는 허망함도 들지 않게 했지 모른다. 그러나 탈락자들의 계속되는 죽음 앞에서도 남은 참가자들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모습은 다시 한번 앞만 보고 경쟁하는 것의 위험성을 알린다.

기훈의 승자독식 체제처럼 보이는 ‘오징어 게임’의 이면에는 ‘경쟁’에 대한 근본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일남과 탈락자들의 죽음으로 결국 승리한 것으로 보이는 기훈은 마지막에 “난 말이 아냐. 난 너희들이 하는 짓이 용서가 안 돼”라며 그들에게 돌아가 정체를 밝힐 것을 암시했다. 이같은 그의 모습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음에도 승리자로만 남아 무엇인가 누리는 것이 아닌, 다시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모습을 담으며 마지막까지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경쟁에 목숨을 걸고 계속 참여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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