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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년에…대학 자치활동 '마비'

학생회비 납부율 10%대 머물고

일부선 총학생회장 ‘1년째 공석’

비대면 수업 속 소속감도 떨어져

연세대 캠퍼스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 진행으로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대학 내 학생 자치활동이 고사 직전이다. 취업과 스펙 경쟁에 지친 학생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진 데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 자체가 지지부진하다. 전문가들은 학생의 소속감과 의견 수렴을 위한 장치인 자치활동이 쇠락하는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의 올해 1학기 학생회비 납부율은 1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세대 학생회비 납부율이 꾸준히 낮아지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의 귀띔이다. 학교 축제인 무악대동제도 학생회비가 부족해 학교에 예산을 신청한 뒤에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총학은 결국 학생회비 증액을 위한 ‘학생회비 납부 방안 개편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화여대는 올 초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된 후 보궐선거에 새로 등록한 후보가 없어 현재까지 공석 상태다. 총학 회장 자리가 1년씩이나 비게 된 건 이화여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강대 역시 사회과학부와 자연과학부 학생회 구성이 무산됐다. 서강대 외에도 서울 주요 대학 여러 곳에서 단대별 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학뿐 아니라 학생자치위원회나 동아리 활동도 원활하지 못하다. 대학 내 생활협동조합 모니터링과 감사 등을 맡아온 연세대 생협 학생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회원 감소로 지난 7월 자체 해산했다. 생협 위원회는 “코로나19 장기화를 예측하지 못해 기존 대면 활동 위주의 활동을 원활히 대체할 수 없었다”며 “신규 유입마저 감소해 대부분의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우정원과 엠마오관 등 학생 자치 공간이 폐쇄된 상태라 동아리 활동 등을 섣불리 하기 어렵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 광장이 동아리 홍보 부스 등이 설치되지 않은 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은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자치활동을 할 만한 마땅한 공간을 찾기 어려운 데다가 비대면 수업이 지속돼 대학에 대한 소속감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이전부터 학생활동에 대한 관심 자체도 줄고 있는 영향도 한몫했다. 취업 시장이 팍팍해지면서 학점이나 스펙 경쟁이 격화되고 동아리나 총학 같은 곳에 눈 돌릴 여력이 없어진 것이다. 한국토익위원회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2학기 대면 수업을 해야 한다”고 답한 학생은 500명 중 98명(19.6%)에 불과하다. 취업 준비 등을 위해서는 차라리 비대면 수업이 낫다는 것으로 자치활동에 대한 무관심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자치활동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법이나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대학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학생회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떨어지면서 밸런스가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일단 학생 당사자의 관심이 높아져야 하며 학교 당국에서도 총학 등 자치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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