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대북 유화 정책을 “미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친 행동의 정의는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에도 남북 대화 재개에 매달리는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낼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한국 정부의 정책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그저 대화를 시작하는 특권을 누리려고 북한에 양보하는 것은 미친 행동”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방치하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에 구체적 인센티브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북한은 그동안 ‘도발→협상→보상’ 전술을 되풀이하면서 핵·미사일을 고도화했다. 이런데도 평화 타령을 하면서 대북 제재 완화와 종전 선언을 추진하면 북한의 전술에 또 놀아나게 된다. 미 국무부는 5일에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중간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러시아의 제재 회피 활동 묵인을 비판하며 대북 제재 이행 의지를 보였다.
반면 북한 매체들은 ‘이중 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요구하며 우리 정부에 미국을 설득하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받고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활용하려는 속셈을 보인 것이다. 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매달려 제재 완화에 앞장선다면 한미 동맹의 균열만 키우게 된다. 우리 정부는 “미친 행동”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북한 달래기에 나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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