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로 올라가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택시기사에게 “돈 받고 싶으면 따라 내려라”라며 무차별 폭행한 의사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8일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상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15일 오전 1시께 택시 기사 B(63)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쓰러진 B씨의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걷어차고 밟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B씨에게 “술을 너무 많이 먹었으니 골목길로 올라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B씨가 이를 거부했고 A씨는 “돈 받고 싶으면 따라 내려라”라며 택시비를 내지 않고 내렸다. 이에 B씨가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폭행 후 B씨의 휴대전화와 택시 블랙박스를 가져가 던지고 밟아 부수기까지 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머리와 눈, 치아 부위에 심각한 상해를 입어 약 1개월간 입원 치료에 3~4개월간 통원치료를 받았다. 앞으로 10개가 넘는 치아를 뽑은 후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며, 현재까지도 히스테리 증상 등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1심에서 재판부는 피해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상해의 정도도 중요하나 피해자와 합의를 한 점을 고려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형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2심 재판부를 이를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폭행으로 피해자가 입을 수 있는 상해의 정도와 그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음에도 잔혹한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벌금액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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