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쇼핑대목 놓칠라"…월마트, 빈 선반 채우러 벌크선까지 빌린다

해운물류대란 '컨테이너겟돈'에

"블프 킥오프까지 팔 물건 못와"

홀리데이 시즌 앞두고 초비상

코스트코·타깃 등 美 유통기업

자체 용선 계약으로 생존 모색

선사 MSC의 화물선이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채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스앤젤레스(LA) 항구 입항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셜제도 국적의 드라이 벌크선 ‘플라잉버트레스’호는 원래 곡물 같은 필수재를 세계 곳곳으로 실어 나르던 배다. 그런데 최근 이 배가 다른 ‘보물’들을 싣고 태평양을 건넜다. 그것은 바로 배트맨 자동차 완구나 베이비 얼라이브 인형 같은 장난감들이다. 11월 넷째주 금요일인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쇼핑 대목에 반드시 필요한 상품들을 유통 업체와 계약한 뒤 운송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선진국들의 경제 재개로 세계 물류망에 과부하가 걸리자 대형 유통 업체들이 벌크선까지 빌리고 있다고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진 설명


소식통은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유통 업체를 위협하는 어뢰"라며 “월마트 등 유통 거인들이 자체 용선계약을 통해 흥망이 걸린 올해 홀리데이 시즌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소매 유통 업계가 선주들과 직접 전세선 계약을 한 것은 컨테이너선 물류 지체가 너무 심각해 이 상태로는 쇼핑 시즌까지 상품을 매장에 진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사들이 운영하는 정기 컨테이너선은 이미 대기가 길다. 이를 예약해 상품을 나르다가는 대목을 놓친다. 월마트의 공급망 운영 담당 부사장인 조 메츠거는 “전세선 계약은 상품을 최대한 빨리 운송하려는 투자의 한 예일 뿐”이라며 공급망과 물류망 붕괴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실제로 현재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터미널 앞바다에는 60척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수십억 달러어치의 의류·가구·전자제품을 실은 채 입항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수입품의 절반이 들어오던 복합단지에서 두 척 이상의 배가 대기 라인에 있는 것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이례적이었던 일”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상운송은 세계 무역의 90%를 처리한다. 이같이 중요한 해상 네트워크가 심각한 지체 현상을 보이는 것을 해운 컨설팅 회사 오션오딧의 스티브 페레이라는 ‘컨테이너겟돈’이라고 표현했다. 컨테이너에 파멸적 대혼란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조합한 말이다.

현재 유통 업계의 당면 목표는 선박 공간을 확보하고 항만 지체를 우회해 식품·음료·패션상품부터 기저귀까지 모든 상품을 매장에 진열하는 것이라는 게 외신의 설명이다. 월마트 외에 대형마트 타깃, 창고형 회원제 마트 코스트코, 인테리어 용품 전문점 홈디포, ‘1달러숍’인 달러트리도 자체 용선 계약을 하고 있다.

소매업 컨설팅 회사 스트래티직리소스그룹의 버트 플리킨저는 “현재 선박에 갇혀 있는 상품 중 20~25%는 오는 11월 26일 블랙프라이데이 킥오프에 맞춰 진열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연말 쇼핑시즌에 연간 이익의 3분의 1을 벌어들이는 유통 업계로서는 그야말로 생사가 걸린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시즌성이 강한 상품은 제때 팔리지 않으면 곧바로 악성 재고가 된다.

항구 정체는 쉽게 풀릴 분위기가 아니다. 올해 LA와 롱비치 항구로 향하는 화물은 지난해 대비 30% 증가했지만 항만 인력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RBC캐피털마켓은 분석했다. 게다가 항구에 들어온 컨테이너를 빠르게 내륙으로 빼내기에도 트럭과 기차가 부족하다. 이 항구의 이사인 진 세로카는 “10차선 고속도로가 5차선으로 줄어든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급망 붕괴가 해결돼야 물류도 차츰 정상화될 수 있는데 이는 단기간에 기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로이터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무역분쟁, 세계적인 설비 부족, 글로벌 공급망 취약성 확대 등이 글로벌 공급망 회복을 여전히 가로막고 있다 있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