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은 딱히 걱정 안 해요. 백신을 맞고 대면 수업을 빨리 많이 하고 싶어요.”
16~17세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백신 접종 위탁 의료 기관인 홍익병원에는 고등학교 1~2학년에 해당하는 16~17세(2004~2005년생) 청소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성인들과 동일하게 예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한 뒤 의사와 면담한 후 백신을 맞았다. 박주영(16) 군은 “접종률이 올라가면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 접종하게 됐다”며 “대면 수업도 하고 싶고 가족과 함께 여행도 가고 싶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9월 접종을 마친 고3에 이어 고1·2 청소년들은 이날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전국 위탁 의료 기관에서 3주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강제 사항이 아니고 자율에 맡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16~17세 89만 9,000여 명 중 55.5%가 사전 예약을 완료했다. 접종 기관에 보호자가 동행하지 않으면 전화로 보호자에게 접종을 동의했는지 확인한다. 전화 연결이 안 되면 접종을 해주지 않는다. 보호자가 작성한 동의서도 내야 한다.
대부분 학생은 부작용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대체로 편안한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은 김경훈(17) 군은 “백신을 맞으면 공부할 때 더 편하게 돌아다닐 것 같다”며 접종을 결심한 이유를 말했다. 김 군은 “부작용은 딱히 신경 안 썼다. 실감이 안 나서”라며 “친구들도 부작용을 신경 쓰는 애들은 많이 없어서 1~2주일 뒤에 많이 맞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예진에 참석한 의료진들은 소아청소년 접종의 경우 설명을 자세히 해주다 보니 예진 시간이 성인의 두 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홍익병원 코로나19 예방접종 담당인 김혜정 대외협력팀장(간호사)은 “성인과 똑같은 화이자 백신이고 용량도 같은데 소아청소년은 덜 아프게 더 얇은 바늘로 접종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여전히 자녀 백신 접종에 신중한 모습이다. 고1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성장기에 있는 자녀에게 백신이 혹시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 않느냐”며 “이달 29일까지 아직 접종 예약 기간이 남아 있으니 백신을 맞은 다른 학생들의 상황을 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2~15세(2006~2009년생)에 대한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은 이날부터 시작됐다. 접종 기간은 오는 11월 1일부터 11월 27일까지다. 초등학교 6학년 가운데 2010년에 출생한 경우는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ooni@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