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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조각가 류인을 다시 보다

손상기기념사업회 주최

류인 학술세미나 22일 열려

유족, 여수에 작품 기증

류인이 1997년 작업한 제목 미상의 작품.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우리나라 20세기 구상 조각의 3대 거장으로 첫째는 서구 근대조각을 한국미술계에 이식해 정착시킨 정관 김복진(1901~1940)이며, 둘째는 김복진에 이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구원의 미학을 실현시킨 권진규(1922~1973)입니다. 셋째로 꼽는 류인(1956~1999)은 김복진·권진규를 계승하면서도 20세기 황폐한 시절의 인간상을 가장 절실하고도 격정적으로 형상화해 냈습니다.” (미술사학자 최열)

요절한 천재 조각가 류인을 재조명 하는 학술세미나가 지난 22일 전남 여수시 여수시청 내 여수문화홀에서 열렸다.

지난 15년간 화가 손상기(1949~1988)를 기려온 손상기기념사업회가 지역의 문화적 풍요를 추구하며 연구 영역을 확장해 마련한 행사다. 손상기와 류인은 천재라 불린 예술가이며 반세기를 채우지 못하고 요절했다는 점 외에 여수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물미술사학회 회장을 지내고 추사 김정희를 비롯한 이중섭·권진규 평전 등을 집필한 최열 미술평론가는 발제자로 나서 “류인은 여수가 낳은 화가 류경채(1920~1995)의 아들이기에 여수 가문이 배출한 조각가”라며 “류인은 20세기라는 극단의 시대이자 황폐한 시절에 광기 어린 인간의 본질을 창작한 유일한 작가였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면에는 참혹한 여수·순천 사건의 내면화된 역사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미술평론가 조은정 고려대 초빙교수는 감상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류인 작품의 각인(imprinting) 효과에 대해 “손이나 상체 혹은 두 다리와 같이 신체 전체가 아닌 특정 부위만 보여줌으로써 생겨나는 비장함은 고대 조각의 파편화된 신체성이 주는 고귀함이나 영웅성과 연관돼 있다”면서 “류인이 보여주는 인체 조각은 흔히 왜곡과 과장이 이르는 신화적 세계관이 아니라 일상의 삶이나 정치적 현실 같은 현대사를 되새기게 한다”고 평했다. 그로 인해 류인의 작품은 “상처가 되어버린 인간 본연의 성정과 마주하게 하는 힘”이 있으며 “근육을 통해 긴장과 이완의 폭발적 상황인 바르크적인 감각, 파토스적인 면모를 정교하게 구현했기 때문에 류인의 작품은 신체로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고 조 교수는 분석했다.

류인의 1992년작 '동방의 공기'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홍익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류인은 199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고 1999년 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국내 구상조각의 대표 작가로 일찍이 부상했으나 간경화 악화로 향년 43세 타계했다.

한편 류인의 유족은 최근 고인의 작품 70여 점을 여수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시는 이를 활용할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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