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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새 마블 히어로, 인간의 존재 이유를 말하다

[리뷰]3일 개봉 영화 '이터널스'

편견 깨기 위한 다양성 추구 돋보여

영웅 서사보다 인류 문명 조명

새 캐릭터 소개로 전개는 산만

영화 '이터널스'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블’ 그 자체인 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에 들어가는 관객은 낯선 기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초능력과 마블 캐릭터 특유의 유머를 가진 영웅이 무려 10명이나 등장하고, 할리우드의 최신 영화 과학 기술이 총집약 된 액션이 수없이 등장하지만 기존 마블 영화와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이터널스’가 오는 3일 개봉한다.

‘이터널스’는 수천 년 전 지구로 온 불멸의 영웅 10명이 인간 세상에서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각자 흩어져 살아가다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가 활동을 재개하자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해 다시 뭉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노매드랜드’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리차드 매든과 할리우드 대표 배우 안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그리고 한국 배우 마동석 등이 영웅으로 등장한다. 게다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새로 전개되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처음 드러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마블 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영화 '이터널스'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확실히 ‘이터널스’는 마블이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했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과 달리 백인 남성 영웅의 독무대로 채워지지 않는다. 10명의 영웅은 피부 색이 서로 다른 ‘글로벌 패밀리’를 연상하게 한다. 또 장애인, 성적 소수자, 어린이 등 상대적 약자들도 얼마든지 영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웅 군단의 리더의 조건도 기존 영웅 영화와는 다르다. 가장 강한 힘보다는 집단의 하모니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가 리더가 된다. 고정 관념을 깨려는 시도는 마동석이 맡은 길가메시 캐릭터에서도 확인 된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최근 한국 취재진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서 “길가메시는 우리가 이제껏 인간 역사 문화에서 봐온 강한 남자의 오리지널 버전이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다층적 캐릭터이길 바랬고, 이에 액션과 유머를 모두 가진 마동석을 택했다”고 전했다.

영화 '이터널스'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게다가 이터널스의 핵심은 영웅 서사가 아니다. 서로 다른 영웅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스크린을 채우지만, 영화는 불멸의 영웅의 특별한 능력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들을 통해 유한한 존재이지만 수천 년 동안 지구의 주인으로 살아온 인간과 인간이 이룬 문명을 더 조명한다. 서로 미워하고 전쟁을 일으켜 서로 죽이고,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반성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며 다음 세대에 번영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가 인간 임을 강조한다.

영화 '이터널스'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하지만 이런 주제와 전개는 교훈적이기는 하나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다른 영화나 문화, 학술 영역에서 많이 다뤄졌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는 영웅 10명의 특징과 사연을 소개하는 데 지나치게 정성을 들인다. 각각의 영웅 이야기가 산만하게 전개되는데다 그들의 사연 역시 관객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에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첫술에 배 부를 수 없는 법이다. 새 MCU는 이제 시작이다. 다음 편에 대한 힌트인 쿠키 영상 2개가 말미에 공개 된다. 러닝타임 155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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