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어린이들이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에 대해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해임을 추진하기로 했다.
12일 인천시 중구 영종도 A 아파트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전날 오후 7시께 관리사무소에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논란의 당사자인 입주자대표회장 B씨가 독단적으로 행동해 아파트 주민들의 명예를 실추하고 논란을 야기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회의에선 입주자대표회장 B씨의 해임을 위한 절차와 관련 현수막 제작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자대표회장 해임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가 관할하는 투표로 이뤄진다. 이 법 시행령에 따르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선출된 회장의 경우 관리규약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임할 수 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어제 입주자들이 사무소에서 회의를 했으나 결과에 대해 따로 공지하지는 않았다”며 “관련 법과 인천시 표준관리규약에도 입주자대표 해임에 대한 사유와 절차가 있어 이에 따른 해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는 입주자대표회장에서 물러나라는 입주민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아이들과 부모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뭘했다고 사과를 하나.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라며 “허위 사실을 인정하라는 건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12일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던 어린이 5명이 “기물을 파손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아이들을 관리실로 데려갔다. 당시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적은 글에는 “할아버지가 'XX 사는데 남의 놀이터에 오면 도둑인 거 몰라?'라고 했다”며 “휴대전화와 가방을 놓고 따라오라며 화를 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아이들이 놀이터 내 기구를 파손한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아이 부모들이 B씨를 감금 및 협박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다음 주쯤부터 고소인 조사를 한 뒤 B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먼저 고소인인 부모들과 아이들을 조사한 뒤 A씨를 불러 전후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관련 혐의 적용이 가능할지는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