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화상 정상회담을 연다.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미러 양국이 정상외교 채널을 가동한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갈등 상황이 워낙 첨예해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백악관은 4일 젠 사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정상회담 일정을 확인하며 “전략적 안정성과 사이버 사안 등 미러 관계의 다양한 주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러시아 군사 활동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하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크렘린궁도 러시아 매체에 화상 회담 일정을 밝혔다.
백악관 성명에서 보듯 이번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 병력 10만여 명이 집결한 것을 주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데 이어 또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보 당국의 문건을 입수해 러시아가 내년 초 병력 17만 5,000명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여러 전선에서 침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 이처럼 전운이 감도는 것은 2014년 친러 정권이 축출된 후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라며 전쟁을 불사할 태세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추가 동진(東進) 금지 보장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더 이상 러시아 쪽으로 확대하지 않을 것을 외교적으로 문서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나토는 우크라이나 가입 여부는 회원국과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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