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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은 ‘최악 위기’ 빨간불인데 샴페인 터뜨릴 때 아니다


삼성전자가 4년 만에 반도체·가전·스마트폰의 3대 부문장을 전격 교체하는 대수술을 단행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를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사업 부문을 통합해 새 인물을 기용했다. 조직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파격 인사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세대교체 인사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면서 그룹 차원의 위기 체감과 대응을 당부했다. 최근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해외 현장을 누비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비상등을 켜고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우리는 올해 사상 최단기간에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부터 코로나19까지 연이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역의 힘으로 선진국이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이어 정권 비판 세력을 겨냥해 “이런 소중한 성과마저도 오로지 부정하고 비하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 말리는 전쟁을 치르는 기업들로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한가한 소리로 들린다.

올해 연간 무역 규모와 수출액 전망치가 각각 1조 2,000억 달러, 6,300억 달러로 증가한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단가 인상의 영향이 크다. 11월의 경우 수출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 늘어난 반면 수출액은 32.1%나 급증했다.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5,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체감 경기는 외려 싸늘해지고 있다. 이런데도 여야 정치권은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친(親)노조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여권은 공공 부문 노동이사제까지 밀어붙일 태세다. 글로벌 전쟁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기업의 발목 잡기를 그만하고 그들이 자유롭게 뛸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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