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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통째로 흔들…"아이들 울면서 뛰쳐나왔다"

서귀포 32㎞ 해역서 발생…역대 11번째 규모

14일 오후 제주에 지진이 발생하자 제주도교육청 공무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제주에 지진이 발생하자 제주웰컴센터에서 근무하는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5시 19분 16초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의 진앙은 북위 33.09도, 동경 126.16도이다. 진원의 깊이는 17㎞로 추정됐다. 기상청은 “제주도민이 큰 진동 느꼈을 것”이라며 “지반이 연약한 곳은 피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애초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규모 5.3으로 발표했다가 규모 4.9로 하향 조정했다. 지진 발생 위치도 서귀포시 서남서쪽 32㎞ 해역에서 41㎞ 해역으로 수정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지진 관련 문의 전화가 90여건 접수됐다고 전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사람이 다치거나 건물이 파손돼 출동한 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1건의 난간이 뒤틀렸다는 피해 신고가 들어왔으나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발생 당시 제주도 전역에 있는 건물들이 갑자기 '쿠쿵'하는 소리와 함께 3∼4차례 크게 흔들렸다.



지진은 서귀포시뿐 아니라 제주시 전 지역에서도 감지됐다.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은 지진이 감지되자 건물 밖 주차장으로 대피하는 등 제주지역 관공서 직원과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서성이며 불안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도내 모든 학교 학생(기숙사 포함)과 교직원도 긴급 귀가 조처됐다.

제주공항에서는 활주로 점검차 제주 기점 출발·도착 항공편이 10여 분간 잠시 대기하기도 했다. 현재는 정상 운행 중이다. 제주 최고층 38층(169m) 드림타워에서도 약간의 흔들림만 있었을 뿐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지진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하고,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 근무'를 발령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긴급 상황 회의를 열고 도내 모든 학교에 대해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급식 전 가스시설 등 반드시 점검,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 체육관 사용 금지, 조적(벽돌 쌓기) 건물 사용 금지, 전열기구 사용 금지, 4층 이하로 학생 배치 등의 조치를 하도록 했다.

제주 뿐아니라 전남·광주 등에서도 지진을 감지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광주·전남 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집과 사무실 등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각각 10여건 접수됐다고 전했다.

지진은 서귀포시뿐 아니라 제주도 대부분 지역에서 감지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홍모 씨는 “식당 냉장고가 흔들릴 정도였다. 냉장고가 쓰러질까 봐 노심초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던 조모 씨는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의자가 덜덜 흔들리며 떨리고, 주변에 있던 펜스가 흔들려서 덜컹덜컹 소리가 날 정도였다”고 전했다. 진앙지와 가까운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의 한 주민은 “8세, 11세 아이들은 처음 느껴보는 진동에 밖으로 울면서 뛰쳐나왔다”고 했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11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가장 강한 지진은 지난 2016년 9월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족 8.7㎞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이었다. 그 다음은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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