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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다양성은 미래 사회의 경쟁력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흔히 미국 사회를 ‘멜팅 폿(Melting Pot)’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 각각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늘면서 ‘샐러드 볼(Salad Bowl)’ 사회라고 바꿔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색색이 다양한 맛을 내는 비빔밥이 더 적합한 표현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이제 다문화사회에 성큼 진입했다. 실제 우리나라 인구의 2.1%인 109만 명이 다문화가족 구성원이며 태어나는 아이의 100명 중 6명이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다. 앞으로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지난 10년간 초중고교 학생이 20% 감소한 반면 다문화가정 학생은 3배 이상 증가한 것을 보면 변화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인구 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인구 데드크로스 시대를 맞아 총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의 개성과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려면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포용이 확고하게 자리 잡혀야 한다. 이민 국가인 미국의 경우도 다양성이 사회의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포춘지가 선정한 2017년 미국 500대 기업의 43%를 이민 1세대나 2세대가 창업했다.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이민자였고, 인터넷 기업 구글의 공동 설립자인 세르게이 브린도 러시아 출신 이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등 첨단 분야일수록 이민자들의 창업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민자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기업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포용 문화가 우리 사회에 완전히 정착돼 있을까.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2018년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우리나라에 대해 인종차별 금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혐오 발언에 단호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며 다문화가족의 정의도 바꿔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금은 가족 구성원 중 적어도 한 명은 한국인이어야 하는데 외국인만으로 구성된 경우도 다문화가족으로 인정하고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라는 얘기다.

현재 국회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현재 발의된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법률안을 보면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재한 외국인 가족에게 가족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특례를 두거나 다문화가족의 정의를 난민 가족, 북한이탈주민 가족에게까지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 정책이나 법률에 국적·민족·인종 등에 따른 다문화 차별 요소는 없는지를 평가해 개선될 수 있도록 하는 ‘다문화영향평가’, 업무 관련 공무원 대상의 다문화 이해 교육 의무화 등 다문화 포용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법안이 산적해 있다. 여론 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법을 개정하고 정책 추진의 근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빛은 섞일수록 다양한 색을 만들어내고, 문화는 문화와 만나 충돌할 때 문명을 이룬다. ‘다양성’이야말로 변화와 성장의 모티브가 될 수 있다. 다양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조속히 변화돼야 우리 사회에 더 밝은 미래가 앞당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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