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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스템 덕에 제작사 자율성 커졌죠"

■'지옥' 'D.P' 등 제작한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변승민 대표

창작자 의도 간섭없이 다양성 존중

韓 요소 빠진 K콘텐츠 경쟁력 고민

DP시즌2·괴이 등 보여줄 작품 많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은 작품 한 건에 대한 수익 판단으로 모든 걸 결정하는 시스템이 아니더라고요. ‘얼마나 많이 봤느냐’가 작품의 성패 지표가 아니었어요. OTT는 구독자 유지가 목표이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이 필요하죠. 덕분에 작품을 처음 기획하면서 생각하고 만들고 싶었던 대로 지켜갈 수 있었습니다.”

올 초, 한 콘텐츠 제작사의 이름이 대중문화계 곳곳에서 회자됐다. 회사 이름은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지난해 드라마 ‘방법’의 성공으로 주목을 끌기는 했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었다. 영화 '방법: 재차의'와 ‘D.P.’, ‘지옥’ 등의 라인업을 들고 2021년을 맞았던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주요 작품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지금 국내에서 가장 주목 받는 콘텐츠 제작사 중 한 곳이 됐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와 ‘지옥’은 OTT가 아니었으면 소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내용과 연출로 큰 화제를 불러 모으며 올 하반기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변승민 대표는 최근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국내외 OTT라는 시스템 덕분에 제작사들이 더 큰 자율성을 얻어낸 셈”이라고 OTT와의 작업 과정을 말했다. 다만 이것이 글로벌 OTT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년에 토종 OTT 티빙을 통해 새 드라마를 선보이는 변 대표는 “지금처럼 국내 OTT가 성장한 시점이면 ‘지옥’이나 ‘D.P.’ 같은 작품을 국내 OTT에서 못 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티빙과 새 드라마를 작업하면서도 창작자로서 간섭을 느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지옥’과 ‘D.P.’에 대해 “두 작품 모두 원작이 깊고 근원적이며, 강하고 좋은 질문이 있는 작품이었다”면서 ‘기왕 영상화한다면 내가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지옥’의 연상호 감독, ‘D.P.’의 한준희 감독은 변 대표와의 오랜 인연으로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특히 연 감독과의 인연은 초기작인 애니메이션 ‘사이비’로 거슬러 올라간다. 변 대표는 “그들이 작품으로 구축한 세계를 좋아하는 ‘팬’으로 출발해 제작자-감독으로 연결되다 보니 소통이 잘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작품에 대한 강한 믿음에서 출발했지만, 이처럼 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해외에서 동시다발적인 반응을 얻게 될 줄은 그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 탓에 K콘텐츠의 인기 요인을 묻자 변 감독은 “지금의 붐이 희미해졌을 때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까지는 우리 문화콘텐츠가 동시에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은 경험이 없다 보니 K콘텐츠로 묶이지만 콘텐츠 경쟁력에서 ‘한국’이라는 요소가 빠지는 시점도 올 것”이라며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콘텐츠를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해 성공을 거두며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대표작이 된 ‘D.P’와 ‘지옥’.


일각에서는 ‘지옥’을 비롯해 최근 인기를 끈 K드라마들 대부분이 사회적 분노와 절망을 극도의 자극적 쾌감을 높이기 위한 재료로만 쓴다는 지적도 있다. 변 대표는 이에 대해 “부정적 이슈를 유희적으로 소모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라도 이야기하는 게 대중예술의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해에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어느 제작사 못지 않게 바쁜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변 대표는 아직 스타트업 수준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그의 사무실에 걸린 화이트보드에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드라마로는 ‘D.P’ 시즌2의 제작이 결정됐고, 티빙을 통해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드라마 ‘괴이’가 공개된다. 스크린에서는 상반기 중 이병헌·박서준·박보영 주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개봉 예정이며, 연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정이’도 제작 중이다. ‘벌새’를 만든 김보라 감독의 차기작인 영화 ‘스펙트럼’도 준비 중이다. 변 대표는 “올해의 성공이 콘텐츠 제작사로서 새로운 시도를 할 동력이 될 것 같다”며 “내년이 더 기대된다. 보여드릴 작품이 더 많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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