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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팔로워 수백만명이라도 '찐친' 최대치는 250명?

■프렌즈

로빈 던바 지음, 어크로스 펴냄

대화·친교 나누는 사람 제한적

SNS는 식어가는 관계 늦출 뿐

"온라인서도 '던바의 수' 유효"

심각한 사회적 고립·단절의 시대

우정은 건강·생존에 실질 도움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오늘날 소통의 중요한 축이다. 수십 만, 수백 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온라인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한다. SNS 팔로워는 인간 관계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자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한 사람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의 숫자는 온라인을 통해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진화인류학자 로빈 던바 옥스퍼드대 진화심리학 교수는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관계는 무한히 확장할 수 없으며, 사회적 뇌의 용량에 지배를 받는다고 단언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맺은 친구 관계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폭 넓어졌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 중에서 대화하고 친교를 나누는 친구는 제한적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자신이 고안한 ‘던바의 수’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인 150~250명 사이라는 것이다.

'던바의 수'는 한 사람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지적 한계의 수치를 150명으로 규정한 던바 교수의 이론이다. 1993년에 원숭이, 유인원 등 영장류 연구를 근거로 발표한 그의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SNS 확산과 비대면 시대 도래라는 큰 변화가 찾아왔지만 던바 교수는 신간 '프렌즈'를 통해 온라인 세상에서도 던바의 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알린다.

책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서 맺어진 새로운 친구는 대개 사이트들의 광고 수익을 위한 관계로 치부된다. SNS 이용자들의 대다수는 기존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목적을 더 우선시한다는 주장이다. 던바의 수에서 말하는 150명은 공항 라운지에서 우연히 발견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다가가서 옆자리에 앉을 만큼 친분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일례로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어느 유명 TV 진행자는 던바의 수가 실제로 유효한 지 검증해보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를 일일이 찾아다녔다. 그 결과, 그를 반겨준 사람들은 그가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이나 그의 사교 생활 범위 내에 있던 사람들 뿐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대개 반가움보다는 놀라움을 표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의 방문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으며, 심지어 문전박대한 사람도 있었다.

던바 교수는 온라인을 통한 인간관계는 대면 만남을 지속하지 못해 식어버렸을 우정을 유지시켜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럼에도 직접적인 소통, 가벼운 신체접촉, 대화와 수다가 소중한 친구를 만들고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특히,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이런 방식으로 소통을 계속하다 보면 사교술을 발달시키지 못하고, 거절, 공격, 실패를 다루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책은 우정이 우리의 건강과 생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 세라 프레스먼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 신입생들이 고독감을 느끼면 독감예방 접종 후의 면역 반응이 감소했다. 고독하다고 느낀 신입생들의 면역 체계는 위축됐고, 백신의 침투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수준의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다.

저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사회적 고립과 단절을 겪고 있는 현대인에게 우정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디지털 미디어가 하는 일은 우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지 않을 때 우정이 자연스럽게 식어가는 속도를 늦춰줄 뿐인 것 같다. 결국 진짜 친한 사이가 아닌 다음에야 디지털 세계의 어떤 것도 그 친구 관계가 그냥 아는 사람과의 관계로 조용히 변해가는 현상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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