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코스피는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무색하게도 급락장이 전개되며 결국 2,95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주요 종목들이 크게 조정받았다. 다음 주에는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된 새해 첫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는 데다, 미 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의 공개, 중국의 12월 물가지표 발표 등이 예정돼 있어 시장이 대내외 투자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2.76포인트(0.76%) 내린 2,954.89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3일 코스피는 장 중 3,000선을 일시적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2,980선에서 마감했다. 이후 코스피는 이틀 연속 1% 하락률을 기록하며 2,920선까지 빠지기도 했지만 전날 소폭 회복하며 2,950선으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역시 3거래일 연속 5% 급락하며 980선까지 내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7일 1.52%의 강세를 기록하며 995.16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연초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1월 랠리'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공개됐던 12월 미 FOMC 회의록이 당초 예상보다도 매파적인 성향을 내비치자 기관 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한 투심이 크게 위축됐다. 지난 1주간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3조 7,052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 9,099억 원, 1조 8,079억 원을 사들이며 출회 물량을 받아냈다.
12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한 것보다 더 일찍 혹은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이 올해 총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뿐 아니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종료 시점을 앞당기고 첫 금리 인상을 이르면 오는 3월 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자 특히 성장주를 중심으로 투자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도 여전히 미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국내 증시를 짓누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5.1%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우려가 코스피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850~3,020으로 제시했다.
한편 다음 주에는 한국의 새해 첫 금통위, 미국과 중국의 물가지표 공개 등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특히 오는 14일 실시될 금통위 통화정책회의에선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은이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0.25%p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린 바 있다.
오는 12일엔 미국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베이지북은 미 연준이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료로 알려져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베이지북을 통해 발표되는 경제 활동 전반과 고용 및 물가 수준에 대한 판단을 통해 금리인상 및 양적 축소 시기에 대한 힌트를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주가가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변동성을 키울 경우, 이를 매수 기회로 삼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할인율 부담이 적은 업종을 선별해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결국 악재가 집중된 연초 증시에선 성장주보다는 대형 경기민감주들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주와 금리 인상 수혜를 입은 금융주를 주시할 것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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