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표적 부촌인 청담동에서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소형 단지들이지만 입지가 탁월한 만큼 대형 건설사들도 하이엔드 설계를 갖추고 시공사 도전에 나서고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최근 내부 검토를 마치고 청담신동아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1차 안전진단 용역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청담신동아 조합 관계자는 “이달 중 안전진단 용역 업체를 선정한 후 다음 달 초부터 안전진단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담신동아는 별동을 지어 가구 수를 늘리는 수평·별동 증축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리모델링을 거쳐 106가구 규모의 단지가 121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이 안전진단 B등급 이상 및 추가 안전성 검토를 거쳐야 하는 것과 달리 수평·별동 증축형 리모델링은 1차 안전진단에서 C등급 이상을 받으면 곧바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조합 측은 안전진단 착수와 함께 시공사 선정 작업도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난해 두 차례 시공사 입찰이 단독 입찰로 유찰된 가운데 유일하게 시공사 입찰에 응한 롯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상태다. 조합은 이달 27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이 단지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하기로 하고 단지명으로 ‘르엘 라필투스’를 제안했다. ‘보석’을 뜻하는 ‘라필루스’와 ‘강가’를 뜻하는 ‘리투스’의 합성어로 한강 변에 빛나는 독보적 하이엔드 단지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청담동의 다른 단지인 청담건영 역시 최근 강남구 건축위원회에서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에 대해 ‘조건부 의결’을 받아 심의를 통과하며 속도를 내는 중이다. 조합은 오는 3월 말 사업 승인을 위한 총회를 연 뒤 연말부터 이주에 나설 계획이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청담 르네자이’라는 이름으로 2개 동, 총 240가구 규모의 단지를 259가구 규모로 바꿀 예정이다. GS건설은 한강 조망 특화 등 각종 특화 설계를 적용한 하이엔드급 단지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정비 업계에서는 청담동 일대가 용적률이 높은 소형 단지가 많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부담도 큰 만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사업에 소요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데다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설계를 적용하는 분위기여서 재건축의 대안으로 나쁘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