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당시, 도청 공무원들이 부인 김혜경씨의 개인 심부름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 그 과정에서 한 공무원이 김씨가 탄 차량 앞으로 지나갔다는 이유 등으로 상관에게 "충성심이 부족하다"며 수시로 질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채널A에 따르면, 당시 경기도청 비서실 7급 주무관이던 A씨는 분당 서울대병원을 방문하는 김씨가 이용할 차량을 준비하는 일을 맡았다. 김씨는 지난해 서울대병원을 네 차례 방문했다.
A씨는 이 때 상관인 5급 사무관 배모씨에게 김씨의 차량 뒤쪽이 아닌 앞쪽으로 지나갔다는 이유로 강한 질책을 받았다. 배씨는 A씨에게 "눈치를 봐야지, 우리 차를. 안 보이는 대로 꺼져야지. 사모님이 보면 얼마나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겠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지금 의전에 '의'가 안 돼 있어"라고 덧붙였다.
배씨는 또 A씨에게 충성심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윗사람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고 내가 계속 얘기하잖아"라며 "우리가 출발하기도 전에 그냥 앞으로 가버리잖아. 그거 되게 성의 없어 보여"라고 했다.
앞서 A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일과의 90% 이상이 김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약 대리 처방 △속옷 및 양말 정리 △음식점 심부름·△이 후보 부부의 장남 이동호 씨의 퇴원 수속 등을 대신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해당 논란에 대한 이 후보 부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김씨가 저지른 공무원 사적 유용은 단순 과잉 의전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증언과 증거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 후보나 김씨가 지시한 적이 없고 공무원이 과잉 충성했다는 식의 해명은 꼬리자르기 궤변”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선대위 TV토론 단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선대위 차원에서 김씨에게 직접 이런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는 과정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과정은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5급 공무원 배모씨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며 “이와 관련해 여러가지 법적 조치도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선대위 차원에서는 문제제기를 했던 퇴직 공무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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