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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일침] ‘홈피스족’ 침대에서 일하다간…허리디스크 올 수도

■ 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장

침대에 기대거나 엎드려 눕는 자세…척추 건강에는 악영향

척추 주변 근육·인대 긴장 유발…요통·허리디스크 발생↑

추나요법·침치료 등 한방통합치료로 수술없이 증상완화


일터일침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들과 직장인들을 위한 건강 상식을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으로 건강에 미처 신경 쓰지 못해 겪게 되는 근골격계 질환 정보와 치료, 예방법 등에 관해 한방 전문가들이 직접 생생한 의견을 전달합니다.





#. 일주일에 3일을 재택으로 근무하는 A씨(39)는 최근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책상이나 식탁에서 일하다가도 편한 자세로 일하고자 하는 마음에 침대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침대에 작은 간이 책상을 두고 허리를 숙여 일하거나 엎드려 누워 노트북 타이핑을 하곤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허리가 욱신거리는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어느 날 일어서기가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상담을 위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한 결과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의료진과 상담 끝에 비수술 치료로 허리디스크를 개선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많은 기업이 비대면 근무 지침을 강화하면서 ‘홈피스족(home + office)’이 늘고 있다. 홈피스족이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직장인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집에서 종일 업무를 보는 만큼 A씨처럼 많은 홈피스족이 침대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푹신한 침대에 기대고 앉아 일할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 때문이다.

하지만 침대에서의 근무는 척추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앉았을 때 바닥이 푹 꺼지는 침대 매트리스는 척추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고 척추의 정렬을 방해한다. 이 상태로 장시간 일하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긴장시켜 요통과 디스크(추간판)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침대에 배를 깔고 엎드려 눕는 것도 주의해야 하는 자세다. 이 자세는 허리가 과도하게 뒤로 젖혀지게 해 척추의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틀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척추기립근과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져 통증이 나타나거나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평소 관리하지 않으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허리디스크는 전체 질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환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기준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는 약 25만 명에 달했다. 허리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는 홈피스족들은 특히 노출되기 쉬운 질환으로서 주의가 필요하다.

재택근무 시 부득이 침대에서 업무를 했다면 허리디스크 예방을 위해서라도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필수다. 침대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로는 ‘데드버그’가 있다. 누운 상태에서 팔을 수직으로 뻗고 무릎은 90도로 들어 올린다. 들숨에 오른팔과 왼다리를 각각 위아래로 뻗고 날숨에 원위치 시킨다. 반대쪽도 동일하게 3회씩 반복하면 된다.



침대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만약 이미 척추가 틀어져 일상에서의 관리로는 통증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방에서는 척추 비수술 치료인 추나요법과 침치료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 증상을 완화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과 몸을 이용해 척추 주변의 뼈와 인대를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척추의 균형을 맞춘다. 여기에 협척혈, 환도 등 척추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뭉친 근육을 이완한다.

특히 한방통합치료는 연구논문을 통해 장기적으로 허리디스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 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 65명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10년 뒤에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기간 동안 허리기능 장애지수가 치료 전 41.36점(다소 심한 기능장애)에서 치료 6개월 후 11.84점(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상태)으로 개선됐고, 10년 후에도 11.26점을 유지했다.

2021년 12월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620개소 중 75%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에도 언택트(비대면) 근무제도를 계속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택근무가 우리의 일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보단 장기적인 관점으로 비대면 업무 속 허리 건강을 신경 써야 한다./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장

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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