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의 변치 않는 우정에 일본도 감동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해설을 맡은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부진한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결국 눈물을 흘렸고, 일본 언론 “우정에 국경은 없다”며 두 사람의 우정에 찬사를 보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4일 ‘이상화의 눈물에 감동 커져…우정에 국경이란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두 선수의 우정을 조명했다. 일본 언론 스포니치아넥스도 이날 “이상화의 눈물은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자들만이 알 수 있는 중압감을 표현했다. 4년 전 서로를 위로하고 포옹한 것처럼 한일 팬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고다이라는 전날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ｍ 경기에서 17위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고다이라의 경기를 지켜본 이상화 KBS 해설위원은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인 압박이 정말 컸던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다.
이상화가 고다이라의 부진에 눈물을 보이자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리꾼들은 “우정에 국경이란 없다”, “이상화의 눈물에 이쪽도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둘은 정말 좋은 라이벌이었다”라는 글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이날 고다이라가 출전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ｍ는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연패를 했던 종목이다. 또 평창올림픽에서는 고다이라가 이상화를 제치고 생애 첫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고다이라는 2위로 통과한 이상화가 눈물을 흘리자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했고, 이 모습이 방송을 타며 한일 양국 팬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경기 후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고다이라의 레이스여서 지켜보기 힘들었다”며 “대회 전 고다이라를 만났는데 나에게 ‘다시 한 번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라고 용기를 줬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는 이날 “이상화가 대회 전에 메시지를 보내줘 마음이 든든했다. 나에게 할 수 있다고 여러 번 말해줬다”고 이상화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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