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문화콘텐츠의 인기와 경쟁력은 2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의 확산 와중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K팝 가수들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의 글로벌 히트 속에 한류 콘텐츠의 소비량과 각국 내 인기도, 전반적 브랜드파워 모두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14일 세계 한류 콘텐츠 소비 현황과 확산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조사인 ‘2022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지난해 영화·음악·드라마·웹툰 등 10개 문화콘텐츠의 소비량 가운데 한국 콘텐츠의 비중은 전체의 27.4%로 전년대비 5.9%p 증가했다. 각 장르별로도 1.3~5.4%p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조사 대상 국가 내에서 한류 콘텐츠의 대중적 인기도 전반적으로 올라갔다. 모든 장르에서 인기 비율이 전년대비 4.3~7.4%p 상승했고 이용자별 호감 비율도 모든 콘텐츠에서 전년 대비 1.6~4.7%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영화의 인기도가 7.3%p 상승하며 대중성을 확보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집계한 한국 문화콘텐츠의 브랜드파워지수도 100점 만점에 61.6점으로 전년대비 3.1점 늘었다.
코로나19의 창궐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한류 콘텐츠의 소비 증가세가 더 두드러진다. 조사에서 문화콘텐츠 소비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분야는 드라마'(53.5%), '영화'(51.8%), 예능'(51.5%), 게임(50.2%) 등이며, 모든 분야에서 응답자의 40% 이상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진흥원 측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소비, 콘텐츠 소비 보편화와 더불어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오징어 게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르 부문별로 가장 선호하는 한국 문화콘텐츠를 묻는 질문에선 ‘오징어 게임’과 BTS가 각각 드라마, 가수 부문에서 21.2%, 26.7%의 압도적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미주·유럽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또한 예능을 보기 위한 지출액이 드라마, 영화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솔로지옥’ 등 국내 예능의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앞으로의 흐름이 더 주목할 만 하다. 배우 부문에서는 이민호가 4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며 한류스타로서 존재감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진흥원은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한류의 확산 속에 글로벌 메가 히트 콘텐츠를 통해 한류의 저변이 폭 넓게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후의 세밀한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또한 여러 웹툰, 블랙핑크 리사의 솔로곡 ‘라리사’(LALISA), 10대 대상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등 이른바 ‘다음 한류’의 성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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