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싱글경기 출전 기회를 부여받은 가운데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연아는 지난 14일 SNS 계정에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라는 내용의 글을 영어로 게시했다. 해당 글은 15일 오후 현재 22만 개 이상의 ‘좋아요’와 1만개 이상의 댓글을 얻으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고 있다.
특히 평소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김연아가 이례적으로 SNS를 통해 목소리를 높인 것을 두고 “오죽했으면 한마디 했겠느냐”는 반응이 대다수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후배들 위해 목소리를 내줘 감사하다”, "현명한 발언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러시아 네티즌으로 추측되는 이들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하거나 구토하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남기기도 했다.
김연아는 해당 글에서 발리예바의 이름을 언급하거나, 특정할만한 단서를 붙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확인된 발리예바의 피겨 여자 싱글 출전을 허용한 결정을 두고 강하게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세계 곳곳에서 CAS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BBC는 “비평가들은 약물 검사에 걸린 선수가 왜 세계 최대의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라며 리핀스키의 트윗을 인용해 CAS를 꼬집었다. 새러 허시랜드 미국올림픽·패럴림픽 위원장은 “매우 실망스럽다. 스포츠의 진실성을 보호하고 선수, 코치, 관계자들이 가장 높은 수준에 있도록 해야 하는 건 올림픽 전체 공동체의 집단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10 벤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점(228.56점)으로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개최국 러시아 선수가 완벽한 클린 경기를 펼친 김연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따내자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들도 '스캔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빙상경기연맹이 ISU에 제소하는 등 항의에 나섰으나 심판진이 채점한 결과는 결국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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