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공격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주력부대의 75%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를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는 CNN 등의 보도도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나왔다. 다만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열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고 밝혀 막판 협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20일(현지 시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곧 전면 공격하기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공위성 전문 업체 맥사테크놀로지도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주둔한 러시아군의 병력과 장비가 추가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은 러시아 내 미국인들에게 ‘대피 계획을 세우고 군중을 피하라’는 내용의 보안 경고를 발령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으로 미러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의 원칙적 합의”라고 밝혀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도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혀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종료 예정이던 러시아와 벨라루스 간 연합훈련이 전격 연장된 것도 미국의 확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러시아의 이 결정으로 러시아군 약 3만 명이 우크라이나의 북쪽 국경 지대에 계속 머물게 됐다. 미국은 그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의도를 숨긴 채 연합훈련을 구실로 자국 병력을 벨라루스에 배치했다고 의심해왔다.
러시아 제재를 통한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자국 금융기관을 이용한 러시아 대형 금융기관의 국제결제 업무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은행 등이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국제결제 업무를 할 수 있는 '외화결제(환거래) 제휴 은행' 업무를 막아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구상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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