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안 후보가 24일 도산 안창호 기념관 방명록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대동세상’을 언급해 관심이 모인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도산안창호기념관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대동세상을 계승해 국민통합을 이루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후보는 “우리나라가 너무나도 많이 분열되어 있지 않은가. 지역, 이념, 계층별로 분리되어 있다”라며 “그래서 안창호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통합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지러 이곳을 찾아뵀다”라고 말했다.
도산 안창호가 독립 운동을 전개하며 주창한 이론은 ‘대공주의(大公主義)’였다. 1920년대 당시 독립운동 노선은 사회주의, 민족주의 등 여러 갈래로 나뉘어있었는데 이를 극복하고 대통합을 이루자는 것이 대공주의의 주된 내용이다. 안 후보가 사용한 대동세상 역시 ‘세상은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간다’는 뜻이기 때문에 대공사상의 취지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대동세상이 이 후보의 선거 키워드라는 점에서 안 후보의 표현이 의도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해 7월 1일 공식 출마선언에서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抑强扶弱)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大同世上)을 향해 가야 한다”고 자신의 비전을 압축해 제시했다.
안 후보는 기념관 방문의 의미를 묻자 “국민통합이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국민 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통합 정부 실천 △국민통합 국회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국민통합 개헌으로 권력 구조의 민주화 등을 제시하며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대선 승부수로 띄웠다. ‘국민통합’ 역시 안 후보가 민주당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으려고 의도적으로 던진 단어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안 후보는 ‘오늘 아침 윤 후보에게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말씀을 했는데 그 사이에 윤 후보 측으로부터 연락 온 게 없느냐’는 질문에 “연락 받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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