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를 강제로 주입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절대 걸리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영국에서 이 ‘면역자’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휴먼 챌린지’라고 불리는 해당 연구의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휴먼 챌리지의 목표는 코로나19 연구를 위해 일부러 감염돼 인체 내에서 반응을 살펴보고 치료법과 예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 과정에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참가자가 나왔다. 피비 가렛(22)은 휴면 챌린지에 참여해 코로나19에 걸리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했다. 코, 목 등으로 바이러스를 침투시키고, 감염자들 틈에서 파티를 벌이기도 했지만 그는 지금까지도 감염되지 않고 있다.
가렛은 “어머니는 우리 집 사람들은 절대로 독감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다. 뭔가 있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전적인 내성의 가능성도 있다. 안드라스 스판 미국 록펠러대 교수는 "감염자와 같은 집에서 생활했지만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 중에 유전적 내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감염으로부터 완전히 보호할 수 있는 희귀한 유전자 변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휴먼챌린지에 참여한 34명 가운데 가렛처럼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16명이다. 이들은 각종 테스트와 혈액 검사 등에서 양성 반응은 물론 어떠한 증상도 나오지 않았다.
이들은 바이러스 접촉은 물론 수일간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경 속에서도 감염되지 않았다. 휴먼 챌린지를 이끈 크리스토퍼 치우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이전에 다른 바이러스를 통한 연구에서는 초기의 면역 체계에서 코에서 감염에 대응하는 기전이 일어났다”며 이들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코로나19 치료법과 감염 예방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휴먼 챌린지는 돈을 목적으로 참가자를 모집하지는 않지만 참여자들에게는 보상 차원에서 4500파운드(약 720만원)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가자는 “누군가는 이런 시도와 연구를 해야 한다. 코로나에 감염되면 나중에 다른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그런 위험을 받아들이고 챌린지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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