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두드러진 특징은 가치 소비다. 윗세대가 이른바 가성비를 우선했다면 MZ세대는 친환경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소비의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특히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업사이클 브랜드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업사이클은 지난 1994년 독일의 산업 디자이너 라이너 필츠가 처음 소개했다. 폐기물을 재조합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개념이다. 폐기물의 본래 용도로부터 다시 태어나는 제품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제품의 사용 만족도는 물론 소장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폐차된 자동차 시트의 가죽이 멋진 가방으로 탄생하거나 폐목선의 나무가 독특한 식탁으로 변신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여기에는 제품의 기본 기능을 만족하면서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한다. 미래 사회를 생각하는 신념이 포함돼야 멋진 제품을 사고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는 가치 소비인 셈이다. 기업들도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업사이클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한다. 최근에는 한 커피 전문점이 항공사와 협업해 수명이 다한 항공 구명조끼로 만든 액세서리 제품을 내놓자 바로 품절되면서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공공조달도 사회적 책무에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구매 행위에 사회의 지속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는 가치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공공조달에 투입되는 예산은 2020년 기준 176조 원으로 하루 4800억 원꼴이다. 공공조달의 이런 막강한 구매력을 활용하면 환경·고용·공정거래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장려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학교 책상을 구매할 때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든 업체의 제품을 더 사고 재활용 자재를 사용한 옷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공시설 설계를 공모할 때 에너지를 덜 쓰는 설계에 점수를 더 주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하면 기업들이 평소에도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생각하고 노력하게 된다.
공공 구매 절차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사회적 가치 평가’ 항목을 신설하고 이를 이행한 기업들에 1~2점을 더 주는 입찰 가점을 적용하고 있다. 기본기를 평가하는 기본 배점 위에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를 따져서 보너스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올해는 더 발전시켜 환경, 인권, 노동, 고용, 공정거래, 소비자 보호 등 다양한 사회·환경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평가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이른바 ‘공공조달 사회적 가치평가 기본지침’을 추진 중이며 조달 절차에 적용하기 위해 다각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MZ세대의 개인적 편익과 윤리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비 문화는 기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공공조달도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구매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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