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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리베이트 행정처분 폐지됐는데…의약품 11종 급여중지 위기

발사르 등 내달부터 건보적용 중지

개정 신법 소급적용 근거 없어

환자 건강권 침해 우려 목소리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에게 내려지는 국민건강보험 급여정지 행정처분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처벌 대상인 제약사보다 환자와 의료인들의 피해가 더욱 크다는 이유로 지난 2018년 폐지된 제도가 4년이 지난 현재도 효력을 발휘하면서 환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의약계에 따르면 국제약품(002720)의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 등 전문의약품 11종은 내달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일시 정지된다. 해당 약제를 복용하던 환자들은 당장 처방약제를 변경하지 않을 경우 비급여 약값 전체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2014년 7월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를 근절한다는 취지로 도입했던 건강보험법 제41조 2에 따른 것이다. 제약사가 의료인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될 경우 금액에 따라 해당 품목의 보험급여를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적발된 리베이트 규모가 1억 원 이상일 경우 1년간 보험급여가 중단되고 5년 이내에 다시 적발(투아웃제)되면 영구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해당 조항이 2018년 9월 28일부터 약가인하·급여정지·과징금을 혼합한 제재로 대체됐다는 점이다. 계기는 2017년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논란이었다. 당시 글리벡은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유로 급여정지 목록에 올랐다가 환자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글리벡은 동일 성분의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이 판매 중이었지만, 백혈병환우회가 "글리벡을 복용하며 장기 생존하고 있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이 복제약 등 다른 약제로 처방 교체를 강요받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반발했다. 급여정지 처분은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제한할 뿐 아니라, 의료기관 및 약국가의 행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4년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그럼에도 의약품 급여정지 및 공급중단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게 문제다. 옛 제도 시행 기간인 2014년 7월부터 2018년 9월 사이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현재 또는 미래에 적발돼도 해당 약제는 급여정지 대상이 된다. 2018년에 개정된 신법을 그 이전에 발생한 리베이트 제공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비의학적 사유로 처방약을 갑자기 변경하고, 그로 인한 유효성 및 안전성 문제를 환자가 떠안는 게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유효하다. 한 환자단체 관계자는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처분은 합당하지만 그로 인한 일차적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문제"라며 "환자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제도의 소급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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