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베 아키오 일본 호세이대 교수가 11일 경제 매체 기고에서 “한국 경제에 원화 가치 하락, 무역 적자, 경제적 격차 확대 등 ‘트리플 펀치’ 위기가 덮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테랑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마카베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출범 초기 경제·사회 안정을 도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마카베 교수의 말대로 우리 경제에 닥친 다층 위기는 예상보다 범위가 넓고 심각하다. 무역수지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 적자 규모는 35억 달러를 넘었다. 원자재 값 급등으로 7~8월까지 무역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 국영기업인 러시아철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의 국가 디폴트도 어른거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까지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다. 상하이 등의 코로나19 봉쇄 장기화로 중국은 ‘5% 성장’ 목표 달성조차 힘겨울 듯하다. 중국의 3월 생산자물가는 8.3%까지 치솟아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의 긴축 움직임이 빨라지자 국내에서도 ‘금리 발작’이 일어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를 넘어 8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 연구기관은 올해 성장률이 3.1%에서 2%대 중반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폐허에서 시작해야 할 상황이다. 새 집을 지어줄 두꺼비도 없다”고 우리 경제 현실을 한탄했다. 윤 당선인은 다층 위기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방파제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새 정부 출범을 기다릴 게 아니라 ‘경제 워룸’에 준하는 비상 체제를 당장 구축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시작 이후 위기가 생기면 오롯이 윤 당선인의 책임이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책임으로 돌린 문재인 정권의 비겁한 행위를 되풀이해서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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