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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졸속 경선하며 지방분권 바라나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하루 전 통보

검수완박 대치에 박주민 경선 포기





“선거운동 할 시간도 주지 않으면서 경선을 치르라니 답답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한 후보 캠프 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토로한 말이다. 경선 일정·방식이 경선 시작 하루 전 확정되자 나온 불만이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100% 국민 참여 경선으로 서울 시장 후보를 뽑겠다는 방침을 25일 오전에야 의결했다.



채 24시간도 안 되는 선거운동 기간마저 여야의 ‘검수완박’ 대치에 온전히 선거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민주당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며 25일 저녁 경선 후보자 토론회를 ‘당일공지’ 했지만 개최 직전 취소해야 했다. 주요 후보 중 한 명인 박주민 의원이 ‘검수완박’ 추진의 핵심인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여서다. 박 의원은 같은 이유로 26일 예정됐던 정견 발표에도 참석이 어려워지자 결국 “아무리 발버둥 쳐도 도저히 선거를 치르지 못할 상황”이라며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민주당 서울 시장 경선이 늦어진 데는 당 지도부의 혼선도 한 몫 했다. 전직 당대표와 현역 재선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더니 그럴듯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송영길·박주민 컷오프’ 결정으로 분란만 키웠다. 비슷한 일이 경기도 경선에서도 발생했다.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표의 출마를 위해 민주당-새로운물결 합당 절차가 끼어들면서 경기도 경선 전체가 미뤄졌다. 한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정책 대결은 커녕 후보자가 누군지 알릴 시간조차 부족하다”고 볼맨소리를 했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기자에게 “이런 식이면 경선은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후보직은 대중 인지도 높은 정치인이 차지할 뿐”이라고 우려했다.

선거철만 되면 여야 모두 ‘지방자치 시대’라고 외친다. 그런데 정작 지방자치의 수장을 뽑는 과정은 ‘졸속’이다. 일 년 전부터 부산 떨었던 대통령 선거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주기적으로 ‘완전한 지방 분권 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기 전에 지방 선거에 그만한 공을 들였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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