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되고 싶다던 12살 소년, 5명에게 새 생명 선물하고 하늘로

두통으로 쓰러진 뒤 끝내 의식 회복 못해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장기기증하고 숨져

김상현군.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의사가 되고 싶다던 12세 소년이 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를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상현(12) 군이 지난 23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서 장기를 기증하고 숨졌다고 28일 밝혔다.

김군은 지난 6일 새벽 극심한 두통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구급차를 타고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긴급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김군의 부모는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들의 이야기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점점 나빠지는 모습을 보며 '착한 아이였던 만큼 좋은 일을 하면서 보내주자'는 마음에 장기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은 심장과 좌우 신장, 간장, 양측 폐장을 기증하고 23일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에 따르면 김군은 생전 엄마가 몸이 아프다고 하면 '엄마 아프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살가운 아들이었다.

김군의 아버지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받은 친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성인이 돼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어리고 착한 아이가 떠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든 일인데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기증에 동의해주신 보호자에게 감사드린다"고 김군과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