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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푸틴發 '룰의 파괴'…'포스트 아메리카' 빨라졌다

[국제질서 요동치는데…정쟁에 갇힌 韓]

달러패권·국제기구·무역·안보

美 주도 '4개의 축' 이미 흔들

신흥강국 '각자도생' 움직임속

韓 정치권은 정략적 이슈 함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과의 연례 만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평화·안정·번영의 토대를 마련한 자유주의적 세계 질서가 이제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는 시점에 세계가 마주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유지 여부가 아니라 1989년 냉전 종식 선언 이후 30여 년간 이어진 세계 질서의 붕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의 부상과 함께 전 세계가 인식해온 새로운 냉전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세계는 냉전 종식 이후 유지돼온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가 막을 내리고 미국을 구심점으로 삼은 자유주의 동맹과 러시아·중국이 이끄는 진영, 양대 세력의 역학 관계를 이용해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신흥 강국들로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다극(multi-polar)’ 체제의 등장을 목도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떠받쳐온 △달러패권 △다자협의 국제기구 △자유무역 △안보질서 4개 축은 새로운 세계 질서가 등장하면서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국은 달러화 패권을 교란하기 위해 미국의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유 위안화 시스템 구축 협상을 벌이고 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로 서방 세계를 분열로 몰아넣고 있다.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등 미국이 이끄는 안보·경제 질서를 떠받쳐온 국제기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초래된 공급망 붕괴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무용론에 빠졌다. 평화 질서가 무너진 틈을 타 2차 대전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은 본격적인 군비 확장에 뛰어들고 있다.



두 강대 세력 사이에서 자국 이익 극대화에 나선 신흥 강국들도 있다. 미국과 ‘쿼드(Quad)’에서 협력하는 인도는 러시아와 교역을 늘리고 있고 미국의 혈맹인 이스라엘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그 자리를 위안화로 메우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이처럼 냉엄한 ‘정글의 질서’가 전 세계를 지배해가는 와중에도 한국은 국내 정쟁에만 함몰돼 있다는 점이다. 10일 새 정부 출범까지 불과 1주일여를 앞둔 시점에도 인사청문회와 검수완박 등 정략적 이슈에 대한 격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세계 질서는 급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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