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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좋은 천식 흡입제 처방 높이려면 교육·상담 명목 수가 신설해야"

■ 정재원 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인터뷰

천식 환자 필수약제 ICS 처방률 56%…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미쳐

3분진료 현실에선 개선 어려워…교육상담수가 신설이 해법

정재원 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사진 제공=일산백병원




“국내 천식 환자들 중 흡입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이제 겨우 절반을 넘었습니다. 흡입제 처방을 받아도 사용법을 잘 몰라 사용하지 않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의사들이 흡입제 처방을 위해 충분히 상담하고 교육하도록 하려면 교육·상담 명목의 수가를 신설해야 합니다.”

정재원(사진)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보험이사)는 4일 서울경제와 만나 “효과적인 천식 치료를 하려면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세계 천식의 날'(5월 첫 화요일)을 맞아 공개한 ‘2020년 적정성평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천식 환자들 중 흡입스테로이드(ICS)를 처방받은 비율은 55.9%로 집계됐다. 1년새 11.7%포인트 증가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2013년 25.4%와 비교하면 7년새 2배 이상 뛰었다. 정부기관과 학회가 천식 적정성평가와 대국민 홍보를 꾸준히 펼치면서 ICS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분에 처방률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10명 중 4명은 전문가들이 권하는 표준치료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정 교수는 “세계천식기구(GINA)는 가능한 모든 천식 환자에게 ICS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을 정도로 효과적인 약물”이라며 “천식 관리 모범국인 핀란드의 경우 흡입제 처방률이 100%에 가까운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부실한 천식 환자 관리는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2019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국내 천식 입원율은 인구 10만 명당 6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4.4명)을 크게 웃돌았다. 정 교수는 "천식은 당뇨병, 심혈관질환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라며 "경증일 때 치료가 잘 되지 않고 환자들이 중증이 되어서야 치료 받는 경우가 많다보니 악화로 인한 치료비와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소모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ICS 처방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천식 환자와 보호자들은 흡입기 사용을 어려워한다. 처방을 받아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를 개선하려면 의료진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흡입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반복해서 상담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 병원들의 ‘3분 진료’ 현실 속에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의료진들은 차선책으로 환자들이 선호하는 경구약을 주로 처방한다. 천식 환자들이 주로 방문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경구 치료제 처방이 훨씬 높은 이유다. 정 교수는 “효율적인 천식 환자 관리를 위해서는 흡입제 처방률을 높여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만성기도질환 관리 수준을 개선하려면 병원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수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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