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과 친동생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6일 오전 8시 2분께 우리은행 직원 A씨와 그의 친동생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업무상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A씨에게는 공문서위조 및 행사,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도 적용했다.
우리은행에서 10년 넘게 재직한 A씨는 2012년 10월 12일, 2015년 9월 25일, 2018년 6월 11일 등 세 차례에 걸쳐 614억5천214만6천원(잠정)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애초 A씨에게는 특경법상 횡령 혐의가 적용됐으나,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횡령 때마다 은행 내부 문서를 위조한 혐의가 새로 드러나면서 관련 혐의가 추가됐다.
이날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A씨는 '횡령 목적으로 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인정하나', '범죄에 관여한 다른 사람은 없나', '횡령금은 어디에 썼나', '자수한 이유가 뭔가' 등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경찰 호송차를 탔다.
뒤이어 나온 A씨의 동생도 '형과 함께 횡령한 혐의를 인정하나', '추가 공범이 있나', '받은 100억원의 출처를 알고 썼나', '받은 돈은 골프장 사업 외 어디에 썼나' 등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A씨가 빼돌린 횡령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달 27일 은행 측이 횡령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하자 직접 경찰서에 자수했고 30일 구속됐다. A씨의 동생도 공모 혐의로 이튿날 구속됐다.
경찰은 우리은행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A씨 형제의 금융계좌를 추적해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서 동생 외 다른 공범이 있는지와 횡령금의 사용처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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