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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헌 파이리코 대표"반려견 코 등록…섣부른 입양·유기 줄이죠"

내장형 칩은 견주 거부감 높아

코주름으로 등록하는 기술 개발

'안심 입양' 웹 서비스도 오픈

인식기술 국제표준화 이끌 것

김태헌 파이리코 대표가 서울 강남스타트업센터 내 사무실에서 동물 생체 인식 기반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파이리코




“올바른 반려동물 입양 문화를 만들려면 동물 등록을 가로막는 장애물부터 걷어내는 게 우선이지요. 반려견 촬영만으로 번거롭지 않게 인식·등록할 수 있는 기술이 동물 유기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동물 생체 인식 기술 스타트업 파이리코의 김태헌(28) 대표가 1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입양 플랫폼 기술을 고도화해 책임감 있는 입양을 유도하고 동물 등록 글로벌 표준도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파이리코는 반려동물의 고유한 코주름(비문)으로 식별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보호자가 동물 안면을 영상 촬영하면 코 주변 사진 10여 장이 추출되고 데이터베이스를 거쳐 인증할 때 비문을 비교해 가리는 방식이다. 사람의 지문 인식과 유사하지만 접촉하지 않고도 식별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김 대표는 “비문과 함께 안구 인식 기술도 병행할 수 있지만 현재 비문만으로도 정확도가 충분하다”며 “자꾸 움직이는 동물을 손쉽게 식별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파이리코는 지난해 9월부터 정부의 ‘바이오 인식 기반 동물 등록 시범 사업’으로 춘천시 반려견 500마리를 대상으로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2020년 데이터 수집을 위해 내놓은 애플리케이션 ‘피터펫’으로 시범 등록된 반려견도 3000여 마리에 달한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올해 초 ‘안심 입양’ 웹 서비스를 개설했다. 그는 “신청자가 예방 접종 등 건강 데이터로 안심하고 입양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개 플랫폼”이라며 “동물 보호소 3~4군데와 손잡고 입양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인 등록 방식은 내장형 칩과 펜던트 등 외장형 두 가지다. 등록의 사회적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개 피부 속에 마이크로 칩을 넣는 것에 대한 견주들의 거부감과 번거로운 절차 탓에 실제 등록률은 미진하다. 그는 “거부감을 줄이고 무엇보다 등록에 따른 이득을 견주들이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동물 전염병 예방을 위해 애견 카페 등에서 등록 확인 요구가 늘고 있는데 이 같은 필요성이 커지면 등록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생체 인식 기술은 생소하다. 파이리코는 비문 인식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만드는 데 도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0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 회의에 국가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해 ‘반려동물 생체 인식 표준 개발’을 승인받았다. 그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말 ITU에서 인식 방법이 최종 의결되면 우리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실증 사업이 마무리된 후 생체 인식 등록의 법제화가 이뤄지면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고 펫티켓 문화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봤다. 그는 “보호자들의 섣부른 입양과 그릇된 펫티켓이 사회적 문제의 시발점”이라며 “비반려인을 배려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학생 창업자다. 유기견 봉사 단체에서 활동한 그는 같은 대학원 1학년 때 동물 개체 식별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대학원 동기 2명과 함께 2018년 파이리코를 세웠다. 관련 기술 특허도 5건 등록했다.

그는 연말까지 고양이 생체 인식 서비스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동물병원들과 손잡고 연내 등록 건수를 1만 마리까지 늘리는 것도 목표로 잡았다. 그는 “국내 유전자 기술 업체와도 협력해 건강 정보를 등록 데이터에 연계할 것”이라며 “반려인에게 올바른 가이드를 주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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