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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사우디 가는 바이든…빈살만은 증산으로 급선회

■美-사우디 관계, 물가 고공행진 속 새 국면 맞나

바이든, 월말 사우디 방문 검토

사우디는 외면하던 증산 가능성

국제유가 3% 내외 약세

유가안정-원유시장 영향력 유지

이해 맞아 냉각 관계 해빙 조짐

"사우디, 러시아에 등 안돌릴것

파트너십 구축엔 한계" 지적도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냉각됐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사우디 방문과 사우디의 석유 증산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면서다. 그간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사우디에 비판적이었던 바이든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석유 대국’ 사우디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사우디 역시 국제 원유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요청한 증산 가능성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양국의 관계 회복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파트너로서 입지를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 참석차 사우디를 방문하는 방안이 백악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악관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 점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이에 화답하듯 사우디는 미국이 줄곧 요구해온 석유 증산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유럽연합(EU)의 부분 금수 조치로 급감할 경우 사우디가 증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사우디는 앞서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한 증산을 요구해도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사우디가 입장을 바꾼 직접적 이유로는 최근 타결된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합의로 서방 동맹국들의 석유 공급난이 우려된다는 점이 꼽힌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영향력을 드러내기 위해 증산 준비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의 끈질긴 설득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FT는 “최근 몇 주 동안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동 담당, 아모스 포치스타인 백악관 수석에너지보좌관 등 고위 대표단이 사우디를 방문한 것이 양국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증산 가능성에 2일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 내외로 빠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악화일로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국 관계가 바이든의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그를 공개 비판하는가 하면 예멘의 인도주의 위기를 부추긴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을 이유로 사우디에 대한 군사 지원도 감축했다. 미국이 추진 중인 이란 핵 합의 복원도 갈등 요인이다. 사우디는 이란과의 핵 합의가 자국과 적대적인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덮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사우디와의 관계 회복을 통한 유가 안정이 다급해졌다. 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전에 물가를 잡으려면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협조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화해 시도가 그가 주장하던 ‘미국의 가치’와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칼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더라도 카슈끄지의 죽음이나 다른 인권 문제들에 대해서는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실리적인 성과가 일시적 증산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연구기관인 ‘에너지어스펙트’의 한 연구원은 FT에 “사우디와 미국이 관계를 회복하더라도 사우디는 러시아에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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