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달 초 유승민 전 의원의 신간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가 출간됐다. 지난 4월 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김은혜 전 의원에게 패배한 뒤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유 전 의원은 책 출간과 함께 북콘서트를 열며 다시 대중 앞에 선다.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라는 거친 책 제목은 어려운 선택에 마주할 때마다 길잡이가 된 유 전 의원의 삶의 철학이다. 1983년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 존 러스트 교수는 수업시간에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라고 학생들에게 조언했다고 한다. 누구의 조언을 따르기보다 내면의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결정을 하라는 취지였다. 경제학도 학생들은 코웃음을 쳤지만 당시 공부가 어려워 애를 먹던 자신에게는 가슴에 꽂혀 버팀목이 됐다고 유 전 의원은 말한다.
그는 책에서 “기로에 설 때마다 나는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리는 대신 내가 들판의 야수였다면 어느 길로 갔을까 생각했다. 내면의 본능 무엇을 말하는지 들으려고 했다. 그렇게 선택을 거듭해 왔고 후회가 되는 일은 별로 없다”고 회상한다.
책은 유 전 의원의 대학과 신인 정치인 시절을 소개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학자로서 국가 재정, 복지, 연금, 저출산, 부동산 등에 대한 정책적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세 가지 핵심 문제를 저성장, 저출산, 양극화라고 진단하며 삼중고른 해결할 실마리로 ‘경제성장’을 찾는다. 유 전 의원은 새로운 성장전략은 한마디로 ‘혁신’이라며 혁신을 주도할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 노동, 복지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공무원 증원, 복지, 재난지원금 등으로 수백조 원의 국가 채무가 늘어나고 있는데 정작 미래를 좌우할 혁신 인재 양성에는 1조 원도 되지 않는 예산을 투입한다는 건 사실상 미래 계획이 없다는 고백”이라며 “혁신 인재를 기르는 교육이 가장 중요한 경제성장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국가채무를 역사상 가장 많이 늘린 정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실험에 실패한 정부’, ‘일자리가 가장 많이 사라진 정부’로 훗날 기억될 것이라며 경제 정책을 일제히 비판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겨냥해 “규제와 세금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한 역사는 없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시장은 주거 사다리가 무너져 없어진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민간 임대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주택자들을 범죄자 다루듯이 과도한 규제와 세금을 적용하고, 1가구 1주택을 대단히 중요한 원칙인 것처럼 떠받들면서 576만 호의 거대한 민간 임대시장이 망가졌다”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그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합하고 적정 공시 가격을 정하는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실 정치에 실망할 수 있지만 세상을 바꾸는 힘을 정치에 있고 말한다. 그는 독자들에게 “당신들이 아무리 정치를 욕해도 세상을 바꾸는 힘은 정치다. 그러니까 당신들의 소중한 한 표를 결코 헛되이 던지지 마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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