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로 징역 42년형이 확정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범행이 알려지기 전 “N번방 사건을 보도하면 여성을 투신시키겠다”는 취지로 취재진에 협박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0일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에는 'N번방 박사 조주빈이 SBS PD에게 직접 한 협박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의 연출을 맡고 있는 정재원 PD는 해당 영상을 통해 N번방 사건을 보도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정 PD는 "지금은 박사(조주빈)도 잡히고, 갓갓(문형욱)도 잡혀 우리가 N번방 실체를 많이 알지만 취재 당시에는 어떤 실체도 드러나지 않았을 때였다"고 입을 열었다.
특히 그는 "취재 당시 조주빈과 텔레그램으로 대화하며 여러 협박을 받았다"며 "(조주빈이) N번방 사건을 보도하면 SBS 방송국 옥상에서 한 여성을 투신시키겠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정 PD는 "그때 여러 판단을 했다"면서 "앞서 조주빈과 이야기를 나눈 한 기자를 만나 과연 이 인물(조주빈)이 정말 (여성 투신을) 실행할 수 있는 인물인지 의견을 나눴다. (조주빈이)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 PD는 "제가 또 약간의 테스트를 했다"며 "조주빈이 '내가 입을 열면 대한민국이 뒤집힐 수 있다'고 해서 ‘당신 인맥이 그렇게 대단하고 대한민국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면 다음 날 우리나라 중앙 언론사의 부장급 언론인 한 명이라도 나에게 전화가 올 수 있게 해보라’라고 했더니 말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조주빈이 이런 식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는 것 대부분이 허풍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N번방 사건을 보도한 이유를 꼽았다.
앞서 지난 2019년 9월 대학생 취재단 ‘불꽃’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N번방 사건은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의 채팅방을 통해 이를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다.
한편 조주빈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42년, 전자발찌 부착 30년 등 형량이 확정돼 복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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