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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바뀌는 '국정원 원훈'…이번에도 글씨체 교체까지 추진

'신영복체' 적용 비판 여론 수렴할 듯

文정부 적용 현 원훈 교체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서체로 된 원훈석과 원훈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정원 원훈은 김대중 정부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체돼왔다. 이번에 바뀌게 될 경우 역대 다섯 번째 교체 사례가 된다.

2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훈석 교체와 관련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교체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전망이다. 신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처벌 전력 등 서체 채택에 대한 비판 여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교체 여부가 정해지면 새 원훈 선정을 위한 추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지난해 6월 창설 60주년을 맞아 박지원 전 원장의 주도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을 역대 5번째 원훈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국보법 위반으로 20년간 복역한 신 교수의 손글씨를 본뜬 ‘신영복체’가 쓰여진 점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국정원 안팎에서 제기돼왔다. 대북 정보 활동을 주로 하는 국정원의 상징물을 신 교수의 서체로 만드는 것은 자기 모순적이라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국정원 전직 직원들의 모임인 양지회 등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원훈석 교체를 요구해 왔고 내부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지속해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김규현 국정원장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인사청문회에서 신 교수의 친북 성향과 복역 전력을 지적하는 여당 의원에게 공감을 표시하면서 원훈석 교체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정원은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61년 창설된 이후 37년간 초대 중앙정보부장인 김종필 전 총리가 지은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를 원훈으로 사용했다. 이어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정보는 국력이다’로 원훈을 바꿨다. 이후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에는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無名)의 헌신’을 사용했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에는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로 원훈을 변경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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