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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갖춘 트럼프의 등장' 꿈틀대는 美대선판[윤홍우의 워싱턴24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로 알려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이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고 콕 찝은 정치인이 있습니다. 바로 공화당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입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를 ‘리틀 트럼프’ ‘머리를 갖춘 트럼프’ 뭐 이런 수식어로도 부르는데요. 올해 나이가 불과 마흔 세 살에 불과하지만 미국에서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 즉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도데체 그는 누구일까요



최근에 미국에서 5세 미안 영유아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각 주에서는 주 정부 차원에서 연방정부에 영유아 백신 주문을 하고 있는데요. 유일하게 주문을 하지 않는 주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디샌티스 주지사가 이끄는 플로리다주입니다. 그렇다고 영유아들에게 백신 접종을 아예 하지말라는 건 아닙니다. 주 정부 차원에서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겠다. 병원들과 부모들이 알아서 해라 이런 방식입니다.

플로리다주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백신이면 백신, 마스크면 마스크. 연방정부의 코로나 방역 정책을 사사건건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었습니다. 그 결과 엄청난 규모의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그 중심에 디샌티스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도우지는 못할망정 방해는 하지 말라”고 열불을 토하기 까지 까지 했으니까요.



그런데 ‘방역’보다 ‘자유’를 더 중시하겠다는 디샌티스가 공화당 지지자들한테는 전국적으로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고, 방역 규제를 풀고, 학교에서 동성애 등 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시키는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 법을 발효시키는 등 극우 정책을 밀어붙이는 그에게 공화당 지지자들이 열광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게 단순히 ‘반짝 인기’냐 아니면 과연 2024년 미국 대선 때까지 지속가능한 흐름이냐 이걸 판단할 수 있는건 지지율추이와 정치자금의 흐름인데요. 이 또한 심상치가 않습니다. 최근 미국 언론들이 집중적으로 디샌티스를 조망하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전국적인 공식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의 1위 후보는 여전히 트럼프이긴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재밌는 비공식 여론 조사 결과가 있었는데요.

매년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리는 보수진영의 대표 컨퍼런스죠. ‘서부 보수 정상회의(WSC)’에서 ‘2024년 대선에서 누굴 지지하냐’ 이렇게 물었더니 트럼프를 제치고 디샌티스가 2년 연속 1위를 했습니다. 사실상 선거판을 이끄는 공화당의 열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디샌티스의 인기가 트럼프를 앞지르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

두 번째는 정치자금의 흐름인데요. 최근의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보도를 보면요. 트럼프에게 정치자금을 대던 상당수의 고액 기부자들이 디샌티스에게도 정치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건 굉장히 의미있는 지표입니다. 미국의 선거는 정말 ‘돈선거’이기 때문입니다. 자금력이 있어야 선거판에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TV 광고를 쏟아부을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11월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디샌티스의 후원 조직이라 할 수 있는 ‘프렌즈 오브 디샌티스’에 들어온 자금들을 보니까. 트럼프의 재선 도전 때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10명의 기부자로부터 340만 달러나 받았다고 합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지금까지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 돈을 댄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결국 디샌티스라는 인물을 보고 공화당의 후원 조직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겁니다

자 그러면 이렇게 주목받고 있는 디샌티스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요.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는 디샌티스 주변 인물들을 탐색해서 방대한 스토리를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여러 가지 스토리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일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디샌티스가 로스쿨에 가게 된 계기와 그의 군 생활입니다. 디샌티스는 플로리다에서 태어나서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인데요. 그런데 그가 학창 시절 영감을 받은 영화 속의 한 캐릭터가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사실 한국에서 아주 인기를 얻었던 영화인데요. 혹시 ‘어퓨 굿맨’이라는 영화를 기억하시나요. 관타나모 해병대 기지에서 벌어진 구타와 사망 사건을 다룬 유명한 법정 영화입니다. 톰 크루주가 주연했는데 군 법무관인 주인공이 군 고위층과 거대 조직에 맞서 은폐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변론을 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디샌티스의 지인들에 따르면 디샌티스는 이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 역시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군 법무관으로 활동했습니다. 영화에서 나온 관타나모 기지에 근무를 하기도 했구요. 이라크전도 참전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보수진영에서는 아주 좋아하는 커리어를 갖춘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일화를 꺼낸 이유는요. 디샌티스가 정치적 열정과 동시에 법률가로서의 논리 정연함을 갖춘 사람이라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어퓨굿맨의 주인공처럼 그는 아주 달변가로 유명합니다. 아주 우파적인 정책을 지지하고, 극단적인 보수주의자이기는 하지만 나름의 논리 정연함을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디샌티스는 ‘약점을 극복한 트럼프’ 이렇게도 불립니다. 트럼프의 가장 큰 리스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과 행동이었다고 한다면요(트위터를 보고 있으면 심장이 두근두근 하게 만들었죠). 공화당원 입장에서 볼 때 자신들의 생각을 대변하면서도 보다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후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도요 그는 학교 교사들이 좌파 교육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교사들 봉급은 올려주고 라틴계 여성 정치인을 주지사 선거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는 등 유연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요. 트럼프와 바이든에 비해서 젊은 피가 넘치는 후보라는 겁니다.

자 그렇다면 이렇게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디샌티스에게 최대 난제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트럼프라는 존재입니다. 지금까지 디샌티스는 트럼프에 대한 절대 충성을 통해 체급을 키웠는데요.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 다시 도전했을 때 그에 맞서 대선 주자로 경쟁할 수 있겠느냐. 맞서고 경쟁, 심지어 공격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인 셈입니다.



트럼프 역시 디샌티스에게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미국 정치권에서는 디샌티스가 결국 트럼프에 맞서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쟁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해집니다 윤홍우의 워싱턴 24시 다음시간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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