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조유나(10)양 일가족 사망 사건에 대해 “이런 일이 벌어질 동안 무엇을 했는가”라며 정치권에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집을 나선 조유나양 가족은 지난 29일 전남 완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달 살기 체험학습을 떠난 줄 알았던 아이가 부모와 함께 주검으로 발견됐다. 집 우편함엔 카드 대금 독촉장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아이의 부모는 자영업을 하다 폐업한 뒤 빚을 갚지 못했다고 한다”면서 “열 살 아이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죽음을 맞았다. 부모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아이는 무수한 꿈을 펼칠 날들을 잃었다. 참으로 비통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아이에게, 어느 부부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동안 정치는 과연 무엇을 했을까. 대한민국은 지난 17년 동안 OECD 자살률 1위 국가다.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의 동반 자살도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선진국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정치는 아직도 이런 비극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 책임론도 제기했다. 그는 “5년간 나라를 맡았던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 잠깐이나마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조양 가족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를 바꿔야만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는 계파와 권력을 앞세운 정치투쟁이 아니라, 생활고로 힘들어하고 죽어가는 서민과 청년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민생투쟁이 되어야 한다”라며 “민주당부터 민생으로 달려가야 한다. 빈부격차는 어떻게 줄일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계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없는 복지국가는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토론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슬픈 마음을 설명할 길이 없다. 이런 비극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 저를 포함해 정치하는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되었다”며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치가 민생과 협치의 길로 나서야 한다. 죄스런 마음으로 조양 가족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조양 가족이 사망 전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조양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컴퓨터 판매 업체를 폐업한 뒤 일정한 수입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가상화폐 투자 실패 여부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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