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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팔려요"…곳곳 '악'소리, 쌓인 매물 전국 43만건 [집슐랭]

21년 7월 26만 2629건→22년 7월 42만 7037건

한국부동산원 매매수급지수 86.8로 3년 만 최저치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대전 등 동시다발 '하락'

"글로벌 금리 불확실성에 매수세 위축 지속될 듯"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업소 게시판에 매물이 게시돼 있다. 오승현 기자




전국 아파트 매물이 지난 1년 사이 16만여 건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확산된 집값 고점 인식에 대출 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중에 공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전국 아파트 가격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불확실성 해소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집값 고점 인식은 여전해 지금과 같은 매물 적체·집값 약보합 현상은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2021년 7월 10일~2022년 7월 10일) 전국 아파트 매물은 26만 2629건에서 42만 7037건으로 16만 4408건(62.6%) 증가했다. 매물 증가세는 △광주(2479건→1만 78건·387.2% 증가) △인천(1만 2729건→2만 7577건·116.6%) △대전(6492건→1만 3054건·101.1%) △경기(6만 6748건→12만 3448건·84.9%) 등에서 가팔랐다. 서울에서는 1년 전 4만 3453건이었던 매물이 6만 4510건으로 48.5% 늘어났다.

매물 적체 현상의 원인으로는 매수세 위축에 따른 부진한 거래량이 꼽힌다. 이번 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통계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8을 기록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5월 9일(91.0) 이후 9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7월 4680건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5월(6월은 집계 미완료) 기준 1739건을 기록했다.

집값은 서울 등 전국 주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5월 넷째 주 하락 전환한 뒤 이번 주까지 7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보다 이른 5월 둘재 주 시작돼 9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급등한 경기 아파트값은 올해 1월 넷째 주부터 하락해 24주 연속 떨어지는 중이다. 인천에서는 13주 연속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며 △부산(4주) △대구(34주) △대전(27주) △울산(5주) △세종(52주) 등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는 이번 주 0.01% 상승해 하락은 면했지만 상승폭이 6월 초부터 축소되고 있다.



전국적인 하락장의 근간에는 집값 고점 인식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해 5월 전년 동기 대비 8.6% 상승했다. 41년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블룸버그 등 현지 매체는 13일(현지 시간) 발표 예정인 6월 CPI 상승률이 5월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서 예고한 대로 7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 사실상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동참하게 되면 주택 매수자 입장에서는 자금 마련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등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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