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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폭 줄일 수도"…'파월 피봇' 시그널에 9월 빅스텝 힘실려

[파월 '금리 속도조절' 시사]

◆연준 두달 연속 자이언트스텝

"고용·인플레·산업 활동 등 살펴

회의마다 적정한 스탠스 찾을것"

시장선 9월 0.5%P 인상 확률↑

큰폭 금리인상에도 달러가치 뚝

"기조 변화로 볼 수 없어" 반론도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스크린에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자회견 중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자회견 이후 “파월은 딱딱하게 회견을 시작했지만 점차 비둘기적 면모를 보여주며 시장을 안심시켰다”며 “시장의 흐름과 연준은 더 이상 동떨어지지 않았다”고 총평했다.

이날 회견장에 들어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장기 목표인 2%를 훨씬 웃돌고 있다”면서 “높은 가격이 고통을 준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물가를 낮추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내보였다. 경기 침체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메시지가 뒤따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작이었다.

하지만 회견이 진행되면서 파월 의장은 9월 FOMC 등 추후 행보에 대해 정확한 가이던스를 주는 대신 상황을 보며 판단하겠다는 유연한 메시지를 냈다. 그는 “이례적인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올 경우 또 한 번의 이례적인 금리 인상도 가능하지만 지금 결정할 것은 아니다”라면서 “고용 시장과 인플레이션, 산업 활동 등을 모두 살펴보고 각 회의마다 적정한 스탠스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이 진행될수록 금리 인상 폭을 줄이는 게 적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은 이것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발언이라고 받아들였다. 이미 오르고 있던 나스닥지수는 이 즈음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결국 4%가 넘는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0.75%포인트 인상을 ‘이례적으로(unusually) 큰 폭’이라고 표현한 점 △지금 경제가 그간의 통화정책을 ‘반영 중(in the pipeline)’이라고 한 점 △연말까지의 긴축 강도가 ‘다소’ 시장을 누르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표현한 점 등에도 주목했다. 경기 상황 등을 지켜보며 긴축의 강도를 낮춰가겠다는 연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당장 시장에서는 9월부터 연준이 ‘빅스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9월 FOMC의 금리 인상 폭이 0.5%포인트로 완화될 확률은 하루 전의 50.7%에서 65.0%로 올랐다. 일주일 전(32.9%)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0.75%포인트 인상 확률은 전날 41.2%에서 35.0%로 낮아졌으며 전날 8.2%였던 1%포인트 인상 확률은 ‘제로’가 됐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큰 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도 하락했다. 이날 달러화지수는 0.756% 떨어진 106.31으로 마감했다. 기정사실화됐던 ‘자이언트스텝’보다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작용한 결과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시장의 움직임이 단지 파월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 때문이 아니라 연준의 판단이 월가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이날 “고용을 고려할 때 미국 경제는 침체에 들어와 있지 않다”고 단언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잡으면서도 고용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시장의 우려를 수용했다. 경기에 대해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경제활동 둔화가 필요하고 지금 바로 그런 둔화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드레퓌스&멜런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빈스 라인하트는 “파월은 최근 경제 상황을 꽤 정확하게 말했고 그 영향을 받는 물가도 정확하게 짚었다”며 “이는 사람들에게 물가가 곧 하락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고 논평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회견 내용이 실제로는 ‘매파’에 가깝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0.75%포인트는 28년 만에 이뤄지는 이례적 수준의 인상 폭인 데다 연준이 상황에 따라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의 로버트 덴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불확실성 증가를 고려해 구체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두고 기조 완화를 향한 메시지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목표 금리에 관한 파월 의장의 발언도 시장의 전망과는 엇갈렸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FOMC 위원들이 제시한 기준금리 목표치 중간값이 올해 말 3.4%에서 내년 말 3.8%로 올라간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행보에 관한) 가장 나은 데이터”라고 말했다. 내년에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미국경제 부문 팀장은 “파월은 물가 완화를 위해서는 경제가 가라앉아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며 “완만한 경기 둔화 수준으로는 어림없으며 아마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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