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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판 오피스 데이터 16만건…亞 프롭테크 리더 되겠다"

[이사람] 국내 최대 부동산 스타트업 일군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5년간 직접 전국 돌며 데이터 수집

건물주 성향서 주차장 운영 방식까지

매달 변동 체크 3개월마다 업데이트

상업용 부동산 중개 등 견고한 성장

매출 급성장 올 2000억원 넘길듯

데이터 애널리틱스 등 신사업 추진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이호재기자




“깊이 있는 정보는 ‘오프라인’에 흩어져 있습니다. 제가 차를 몰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유도 직접 길거리를 다니면서 부동산 시장의 현재 트렌드를 살피고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입니다.”

국내 최대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 ‘알스퀘어’를 창업해 일군 이용균(39) 알스퀘어 대표는 최고경영자(CEO)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비즈니스 미팅을 다녀왔다는 그는 폴로셔츠에 조거팬츠, 러닝화에 백팩을 메고 기동성을 극대화한 모습이었다.

2012년 오피스 중개 사업으로 시작해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으로 거듭난 알스퀘어는 올해 1~5월 수주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급성장한 수치다. 기존 상업용 부동산(오피스·리테일·물류센터 등) 중개 및 인테리어 사업의 성장, 데이터 비즈니스와 해외 등 부동산 연계 사업이 시장에 안착한 것이 급성장한 비결이다.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는 200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액(1200억 원)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력은 5년간 발로 뛰어 확보한 16만 건의 데이터다. 세부적으로 보면 국내 오피스·리테일 14만 건을 비롯해 국내 물류창고 1만 2000건, 베트남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베이스(DB) 1만 건 등이다. 전수조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의 디테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대표는 “공공 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와 달리 건물주와 건물 관리인은 어떤 성향인지, 어떤 임차인을 받고 싶어하는지, 주차장은 하루 종일 운영하는지, 요금은 얼마인지, 현재 공실은 어느 정도인지, 임차의 경우 언제 임차인 계약이 끝나는지, 예상 이전 날짜는 언제인지, 이전하면 인테리어 수요가 있는지 등의 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3~4년 전까지 제가 직접 직원들과 함께 전국 오피스 상권을 돌며 데이터를 모았는데 당시 건물주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며 “지금은 확보된 임대인 연락처를 통해 매달 변동 사항을 체크하고 3개월마다 내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체크리스트에 따라 직접 현장을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정보기술(IT) 시스템을 활용해 거래가 편리하고 관리하기 쉽게 만들었다. 커버리지도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까지 넓다는 것이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갖는 강점이다. 창업 초기 영업 스타일도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과 비슷했다. 이 대표는 “일면식도 없이 무작정 방문해 저희 서비스를 써 달라고 했다”면서 “산업 트렌드를 살핀 뒤 성장할 것 같은 기업이면 규모에 상관없이 직접 가서 영업을 했는데 어렵게 뚫은 거래처에서 다른 데를 소개해주거나 담당자가 다른 회사로 이직한 뒤 우리 서비스를 쓰면서 점점 고객사를 늘려 나갔다”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역시 40평대 사무실을 쓸 때부터 알스퀘어와 연을 맺었다. 현재 알스퀘어의 고객사는 2만 6000여 곳을 돌파했고 재계약률은 80%에 달한다.

고객군을 확보한 후 인테리어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이 대표는 “최근 사무 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니즈에 맞춰 인테리어를 하고 입주까지 책임을 지는 일련의 사이클을 다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미했던 인테리어 관련 매출 비중은 어느새 주요 매출원이었던 중개 사업과 같아졌다.

최근에는 그랜드조선부산 호텔 인테리어까지 담당했다. 그는 “자산운용사와 오피스 임차를 맞춰주면서 인연을 맺었는데 사무실 인테리어 역량을 보여주고 나니 호텔 리모델링 사업도 수주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객사들이 알스퀘어를 찾는 것은 원스톱 서비스 때문만은 아니다. 알스퀘어는 임차인에게 수수료를 거의 받지 않는다. 대신에 임대인으로부터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이렇게 한번 관계를 튼 임차인은 계속해서 알스퀘어를 찾고 임대인도 임차를 수월히 맞춘 알스퀘어를 계속해서 찾게 되는 구조다. 이 대표는 “임차인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더라도 더 많은 계약을 이끌어내면서 영업 사원 한 명당 매출 공헌도가 다른 회사 대비 2~3배 이상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매출 급성장의 배경이다.

창업 계기는 비교적 간단했다. 이 대표는 당시 컨설팅 회사를 다니다가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선배의 권유로 2012년 회사를 인수해 사업모델을 바꾸면서 사실상 알스퀘어를 창업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이미 수요가 존재하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질이 좋지 않았고 프로세스가 낙후돼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사람들의 생활에 밀접한 중개 서비스가 특히 그랬고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들을 해결하면 충분히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은 창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2006년부터 창업 직전까지 약 6년간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며 포스코·LG전자 등의 B2B 사업의 컨설팅을 도맡아 하면서 B2C보다는 B2B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한다. 그는 “B2C 사업은 빨리 클 수 있지만 트렌드에 민감하고 금세 죽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B2B 사업은 꽤 나름 사이즈가 있는 시장 속에서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는 만큼 매력적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최근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싱가포르 및 베트남에서 전개하고 있는 해외 사업도 철저히 B2B에만 집중한다. 그는 “우리가 B2C 사업을 했다면 해외에서 B2C 사업을 전개할 때 완전히 새로운 사업처럼 접근해야 했겠지만 B2B인 오피스 중개는 거래 형태, 거래 구조, 운영 방식 등이 국내와 대동소이하다”며 “한국에서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해외에 이식해서 운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알스퀘어는 5월 베트남 전역에 위치한 500여개 공단의 전수조사를 완료했다. 이렇게 조사된 데이터를 통해 국내와 똑같이 중개 및 인테리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깊이 있고 차별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불투명했던 부동산 시장의 구조를 혁신하고 아시아의 프롭테크 리더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항상 잘 됐던 것은 아니었다. 죽을 만큼 힘든 고비도 두세 차례 겪었다. “사업 초창기 데이터베이스에 투자를 하던 와중에 데이터는 데이터대로 잘 안 모이고 돈은 돈대로 빨리 타들어가면서 돈은 생각보다 빨리 안 벌렸다”며 “B2B 사업이다 보니 수주 특성상 밀리는 경우가 많았고 계약이 늦어지다 보니 예산이 점점 타이트해졌다”고 했다.

고비 속에서도 정보 수집을 멈출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었다. “창업 후 3년 정도 됐을 때에도 매출 인식이 늦어지면서 월급을 100만 원만 받았고 공동창업자들도 월급을 50%씩 깎았다. ‘돈이 들어올 것이다, 시점만 늦어지는 거다’라고 계속 되뇌면서 버텼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긍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시장을 최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면서 선제적으로 비용 절감을 한 게 내실을 다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바라보는 오피스 시장의 중장기 전망은 어떨까. “기본적으로 시장은 한풀 꺾이고 건물 매매가도 최소 답보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유 중 하나는 강남 오피스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큰 축인 IT 회사들이 투자를 받은 자금으로 사무실을 구했는데 이제는 투자시장이 꺾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예전처럼 사람을 많이 뽑고 근무 환경에 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실은 좀 늘어날 것이라고 이 대표는 보고 있다.

알스퀘어가 자산 매입과 매각을 컨설팅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야심 차게 확장하고 있음에도 솔직한 전망이었다. 그는 “시장이 꺾인다고 해서 투자하기 좋지 않은 건 아니다. 예전에는 계속 오르니까 파는 사람이 없었지만 이제는 대출 등의 어려움으로 파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수급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여의도 상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의도 오피스 시장은 규모가 작아 공급이 제한적인데 증권사들이 1990~2000년대 호황을 겪으면서 사옥을 짓고 들어 온 경우가 많다”며 “건물이 20년 이상 되다 보니 노후화돼서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도 대형 증권사들 두세 곳이 기존의 건물을 헐고 다시 짓거나 리모델링으로 인해 나와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에 따른 단기 임차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알스퀘어의 향후 목표는 어떻게 될까. 그는 “최근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물류센터·리테일 중개, 건물·토지 매입·매각 컨설팅 등의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면서 “지난해 베트남과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며 동남아 시장도 본격 공략에 나섰고 시작 단계이지만 이 사업들이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추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개인적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고 한다. “매출 500억 원만 달성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이미 이 목표는 달성했고 더 높은 목표를 갖고 회사를 운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He is…

△1983년 출생 △대원외고 △서강대 경영학과 △2006년~2012년 부즈 앨런 해밀턴(Booz Allen Hamilton) △2012년~현재 알스퀘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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